14.명시 감상

丙午春重游越中(병오춘중유월중)/윤정고(원)-명시 감상 1,303

한상철 2021. 7. 9. 09:55

丙午春重游越中(병오춘중유월중)

 

 윤정고(尹廷高/)

千巖競秀鬱蒼蒼(천암경수울창창) 뭇 바위는 빼어남을 다투며 빼곡히 푸른데

不上蓬萊四十霜(부상봉래사십상) 사십 년 세월 흘러도 봉래산에 오르지 않았네

白髪俊冠人老大(백발준관인로대) 흰 머리에 준수한 관을 썼지만 사람은 늙고

靑燈茅店客凄凉(청등모점객처량) 푸른 등 누추한 주막 길손은 서글프기만 하네

化熊穴古山雲白(화웅혈고산운백) 곰의 소굴로 변한 옛 산엔 흰 구름이 걸쳤고

飛翼樓空海月黃(비익루공해월황) 새들 날아다니는 누각 위 하늘엔 바다 달도 누렇네 

欲踞金鰲觀八極(욕거금오관팔극) 웅크리려는 금빛 자라는 여덟 방향을 살피는데

劃然長嘯暮天長(획연장소모천장) 문득 긴 휘파람 소리가 저녁 하늘에 길게 울리네 

 

- : 세월. 

- 老大: 한창 때를 지나 늙음. 나이가 많고 경험이 풍부하여 권위가 있음. 

- 茅店: 초가 상점. 누추한 주막(여관). 

- 飛翼: 날개를 펴고 날아오름(飛翔). 나는 새(飛鳥). 

- 金鰲: 금빛 자라. 발해(渤海)의 동쪽에 있는 다섯 신산(神山)을 머리에 있다고 한다. 다섯 신산은 蓬萊·대여(大輿)·원교(圓嶠방호(方壺영주(瀛洲). 이들 산은 조수에 떠밀려 정착하지 못했다고 한다. 천제(天帝)가 이들 산이 서극(西極)으로 표류할까 염려하여 처음에 금빛 자라(金鰲) 15마리로 하여금 머리에 이게 함으로써 비로소 정착하게 되었다. 나중에 용백국(龍伯國)의 거인이 단숨에 金鰲 여섯 마리를 낚아갔다. 이에 따라 大輿 圓嶠 두 산은 西極으로 표류하고 세 산만 남으니 이것이 삼신산(三神山)이다. 열자(列子) <탕문(湯問)>편에 나온다. 여기서 金鰲를 낚는다는 것은 사나이의 장한 기개와 원대한 포부를 비유한다. http://blog.daum.net/songchen/13324738 참조. 

- 八極: 여덟 방향(八方) 또는 여덟 방향의 넓은 지경(地境). 

- 劃然: 문득(忽然), 갑자기(突然).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무하유지향에서 인용 수정.(2021. 7. 9)

 

* 명대(明代) 문징명(文徵明)의 <千巖競秀圖> 手卷 (1549年作, 絹本, 27×22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