溪上折楓枝有感(계상절풍지유감)
-계곡에서 단풍가지를 꺾어 드니 생각나는 바가 있어서
김조순(金祖淳)/조선
絳枝攀取妙香秋(강지반취묘향추) 붉은 가지 잡고 가을이 든 묘향산 오르니
緬憶金剛竹老遊(면억금강죽로유) 금강산 놀러간 죽석관 노인이 생각나네
此葉如今堪裏淚(차엽여금감리루) 이 단풍잎을 지금까지 눈물 속에 전하노니
敎誰藏硯與名樓(교수장연여명루) 누구를 시켜 벼루에 감추고 함께 누각 이름으로 삼았던가
* 이 시의 작시 배경; 죽석관은 서영보(1759∼1816)이며, 그가 1806년 금강산 유람을 갔다가, 벗인 김조순과 극옹(屐翁) 이만수(1752∼1820)에게 단풍잎을 보냈다. 극옹은 함경도 관찰사로 있으면서 누각을 세우고 있었는데, 완성되자 홍엽루(紅葉樓)라 했다. 김조순은 그 단풍잎을 본떠 그리고, 시의 발문을 지어 ‘풍엽전조(楓葉傳照)’라는 첩을 만들었다. 그리고 단풍잎을 연적 갑 안에 넣어두었더니, 지금까지 손상되지 않고 있다.
* 김조순(1765∼1832); 조선 후기의 문신으로 본관은 안동, 자는 사원(士源), 호는 풍고(楓皐), 시호는 충문(忠文)이다. 초명은 낙순(洛淳). 1785(정조 9)년 정시문과에 병과로 급제, 검열·규장각대교를 거쳐 1792(정조 16)년 동지 겸 사은사의 서장관으로서 청(淸)나라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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