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야)/두보(당)-명시 감상 771
夜(야)
-가을 밤
杜甫(두보)/당
露下天高秋氣淸(로하천고추기청) 이슬 내린 하늘은 높고 가을 기운 맑은데
空山獨夜旅魂驚(공산독야여혼경) 빈산에 홀로 지새는 밤 나그네 마음 두렵네
疏燈自照孤帆宿(소등자조고범숙) 낡은 등 처음 밝힌 외로운 돛단배는 머물고
新月猶懸雙杵鳴(신월유현쌍저명) 초승달 아직도 걸려 두 다듬이질 울리네
南菊再逢人臥病(남국재봉인와병) 남쪽 국화 다시 본 사람은 병들어 누웠는데
北書不至雁無情(북서부지안무정) 북쪽 소식 아직 없어 기러기만 무정하네
步簷倚杖看牛斗(보첨의장간우두) 처마 밑 걸으며 지팡이 짚고 견우와 북두성을 보니
銀漢遙應接鳳城(은한요은접봉성) 은하수가 멀리서 응하며 장안으로 이어지네
* 獨夜(독야) : 홀로 지내는 밤
* 魂驚(혼경) : 정신이 깜짝 놀라 어리둥절하다. 마음이 놀라서 어쩔 줄 모르다.
* 疏燈(소등) : 깜빡거리는 낡은 등
* 新月(신월): 초승달. 음력(陰曆) 초하룻날 보이는 달.
* 猶懸(유현) : 아직도 걸려있다.
* 雙杵(쌍저) : 두 사람이 두드리는 다듬이질
* 北書(북서) : 북쪽 고향에서 오는 편지
* 牛斗(우두) : ① 28수(宿) 가운데 두성(斗星)과 우성(牛星) ② 높은 곳. 견우(牽牛)와 북두(北斗)를 합칭한 말로, 소식(蘇軾)의 적벽부(赤壁賦)에서도 사용 됨.
* 銀漢(은한) : 은하수를 가리킨다.
* 鳳城(봉성) : 황제가 살고 있는 수도 장안(長安)을 가리킨다.
* 이 작품은 두보(杜甫, 712~770)가 세상을 떠나기 3년전인 767년 쓰촨성(四川省) 기주(夔州)에 머물 때, 작시(作詩)한 칠언율시(七言律詩)다. 중양절(重陽節)에 병든 몸을 이끌고 높은 곳에 올라 본 감회를 쓴 ‘등고(登高)’와, 같은 시기에 밤에 지은 시로 알려져 있다. 병든 몸으로 누워 소식 없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애잔하게 느껴지는, 두보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명작(名作)이다.
* 네이버블로그 마음에 남는 글과 사진(2017. 10. 16)에서 인용 후 수정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