作墨戲題其額贈姜國鈞(작묵희제기액강국균)/강희맹(조선)-명시 감상 784
作墨戲題其額贈姜國鈞
-묵희를 함에 "이마에 먹칠하라"며 강국균에게 주다
강희맹(姜希孟, 1424~1483)/조선
胡孫捉江月(호손착강월) 원숭이가 강물에 비친 달을 잡으려 하니
波動影凌亂(파동영릉란) 물결 따라 달 그림자는 흩으져 일렁이네
飜疑月破碎(번의월파쇄) 어라! 달이 다 부서져 버렸나
引臂聊戱玩(인벽료희완) 팔을 뻗어 달 조각을 만져보려 하네
水月性本空(수월성본공) 물에 비친 달은 본디 비어있는 것이라
笑爾起幻觀(소이기환관) 우습다! 너는 지금 헛 것을 보는 게야
波定月應圓(파정월응원) 물결이 가라앉으면 달은 다시 둥글 거고
爾亦疑思斷(이역의사단) 품었던 네 의심도 저절로 없어지리라
長嘯天宇寬(장소천우관) 한 줄기 휘파람 소리에 하늘은 드넓은데
松偃老龍幹(송언로룡간) 소나무는 늙은 룡인양 (쓰러질 듯) 드리우네
* 默戱; 신참 과거 급제자에게 선배 급제자들이 행하던 일종의 신고식으로 '붓으로 이마에 먹칠을 하던 놀이'이다. 선배가 후배 급제자에게 "이마에 먹칠을 하고, 강물속에 달을 잡아오라"고 시킨다. 선배는 후배를 원숭이라고 칭한다. 후배 급제자는 달을 잡는 흉내를 내고, 선배 급제자는 포복절도한다. 읽다가 푸석 웃음이 나오는 내용이다. '胡孫捉江月' 제목을 달고, 온라인 상에 떠도는 것을 잡아다가, 물어 물어 원 제목을 붙여서 바로 잡았다. '이마에 먹칠을 한다'는 어원이 묵희에서 나온 듯하다. '胡孫投江月'에서 投는 捉의 오자로 보인다.
* 姜子平(1430~1486);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국균(國鈞). 『진양지(晋陽誌)』권3「인물조(人物條)」에 따르면, 문과에 장원하여 두 번이나 승지가 되고, 벼슬이 전라도 관찰사에 이름.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향토문화전자대전.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 강희맹 도솔산인에서 인용 수정함.(2020. 10. 14)
* 해학과 재치가 넘치는 오언배율이다.(반산 한상철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