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寄四明夢堂噩禪師兼簡用堂上人(기사명몽당악선사겸간용당상인)/성정규(원)-명시 감상 787

한상철 2020. 10. 16. 06:37

寄四明夢堂噩禪師兼簡用堂上人(기사명몽당악선사겸간용당상인)

 

성정규(成廷珪/元)

五山十刹鬱嵯峨(오산십찰울차아) 오산과 십찰은 높고 험한 산에 찬란한데

獨愛溪堂隱薜蘿(독애계당은벽라) 나 홀로 골짜기 집 사랑하여 넝쿨 속에 숨어살지

淮海故人今有幾(회해고인금유기) 회해의 옛 사람들은 지금 몇이나 있나

江湖尊宿近無多(강호존숙근무다) 강호에 덕망 높은 고승은 근래 별로 없네

不聞毛女求詩去(부문모녀구시거) 모녀가 시를 구하러 갔다는 말은 들리지 않고

每見倭僧問法過(매견왜승문법과) 매번 왜승이 법을 묻고 지나가는 것 보이네

說向梗公重相憶(설향경공중상억) 경공에게 다시금 서로 그리워한다 말한다면

碧雲日暮奈愁何(벽운일모내수하) 푸른 구름 보이는 저물녘 시름을 어찌할거나 

 

- 四明: 절강(浙江)성 영파(寧波) 서남쪽에 있는 산 이름. 夢堂噩선사는 천태산(天台山) 국청사(國淸寺)에 주로 머물렀으므로 국청몽당악(國淸夢堂噩) 선사로도 불린다.

- 五山十刹: 남송(南宋) 영종(寧宗) 때 위왕(衛王) 사미원(史彌遠)의 주청으로 가정(嘉定) 연간(1208-1224)에 지정한 선종(禪宗) 15사찰이다. 오악십찰(五岳十刹) 또는 오악십산(五岳十山)이라고도 하며, 줄여서 열악(列岳)이라 부르기(略稱)도 한다. 오산(五山)은 항주(杭州) 경산(徑山)의 흥성만수사(興盛萬壽寺), 북산(北山) 경덕영은사(景德靈隱), 남산(南山) 정자보은광효사(淨慈報恩光孝寺), 영파(寧波) 아육왕산(阿育王山)의 무봉광리사(鄮峰廣利寺), 태백산(太白山) 천동경덕사(天童景德寺). 달리 항주의 경산사(徑山寺영은사(靈隱寺정자사(淨慈寺), 영파의 천동사(天童寺)와 아육왕사(阿育王寺)를 꼽기도 한다. 십찰(十刹)은 항주(杭州) 중천축사(中天竺寺), 호주(湖州) 만수사(萬壽寺), 남경(南京)의 영곡사(靈谷寺), 소주(蘇州) 보은사(報恩寺)와 운암사(雲巖寺), 영파(寧波) 설두사(雪竇寺), 온주우(温州) 강심사(江心寺), 복주(福州) 설봉사(雪峰寺), 금화(金華) 쌍림사(雙林寺, 천태(天台) 국청사(國淸寺). 명대(明代)에 들어와 조정은 불교와 도교에 호의적인 태도를 취하지만 일정한 한계를 두었다. 원대(元代) 라마 불교의 폐해를 목도하고 당송(唐宋)시대의 전통적인 불교를 지지하면서 선종(禪宗)이 다시 성행하게 된다. 이런 흐름 속에 오산십찰(五山十刹)은 사대명산(四大名山)으로 대치된다. 종래 오산십찰이 남송의 지배하에 있던 강남(江南)지역에 치우쳐 있었다면 四大名山은 이제 전국적인 범위로 확대된다. 四大名山은 산서성 오대산(五臺山), 절강성 보타산(普陀山), 사천성 아미산(峨嵋山), 안휘성 구화산(九華山). 선교(禪敎) 양원(兩院)으로 나눠 각각 五山十刹을 구분하기도 한다. 항주 경산사, 전당(錢塘) 영은사·정자사, 영파의 천동사와 아육왕사가 선원오산(禪院五山). 전당 중천축사(中天竺寺), 호주 도량사(道場寺), 온주의 강심사, 금화 쌍림사(雙林寺), 영파 설두사, 태주(台州) 국청사, 복주 설봉사(雪峰寺), 건강(建康)의 영곡사, 소주 만수사와 호구사(虎丘寺)가 이른바 선원십찰(禪院十刹). 반면 전당 상천축사(上天竺寺)와 하천축사(下天竺寺), 온주 능인사(能仁寺), 영파 백련사(白蓮寺)가 교원오산(敎院五山). 전당 집경사(集慶寺연복사(演福寺보복사(普福寺), 영파 보타사(寶陀寺), 소흥(紹興) 호심사(湖心寺), 소주 대선사(大善寺)와 북사(北寺), 송강(松江) 연경사(延慶寺), 건강 와궁사(瓦宮寺)가 교원십찰(敎院十刹)로 거명된다. 여기서 五山의 위계는 선원(禪院)이 있는 곳 위에 있고, 十刹 五山 아래로 취급한다.

- 嵯峨: (산이) 높고 험함.

- 淮海: 淮河, 는 해주(海州) 그러니까 지금의 연운항(連雲港)을 지칭한다. 그러므로 淮海는 서주(徐州)를 중심으로 한 회하(淮河) 이북과 연운항 서쪽지역을 말한다. 강소(江蘇산동(山東호남(湖南안휘(安徽)성 일대가 여기에 속한다. 이 지역은 교통과 군사의 요충지로 이 일대를 차지한 세력이 중원의 패권을 장악하곤 했다.

- 尊宿: 덕행이 높고 명망 있는 고승(高僧).

- 毛女: ()나라 때 인물로 화음산(華陰山)에 살았다고 한다. 진시황(秦始皇)의 궁인(宮人)이었다고 하며 사냥꾼들이 이따금 온몸이 털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한다. 나라가 망하자 산에 들어가 솔잎을 먹고 살았는데, 차츰 굶주림과 추위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몸이 가벼워져 나는 듯했다고 한다.

- 求詩: 시구(詩句)를 찾음(覓詩). 시를 써달라고 요청하다.

- 碧雲日暮: 남북조시대 남조량(南朝梁)의 시인 강엄(江淹)은 시승(詩僧) 혜휴(惠休)와 떨어져 있음을 아쉬워하며 <잡체시(雜體詩)>(三十首其三十) `휴상인원별`(休上人怨別)이라는 시를 지은 바 있다. 그는 이 시에서 "저물녘 푸른 구름 뭉쳐 있는데/그리운 사람은 유달리 아니 오누나"(日暮碧雲合 佳人殊未來)라고 읊었다. 碧雲暮 또는 碧雲日暮 "멀리 헤어져 있는 정겨운 사람을 그리워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무하유지향에서 인용 수정(2020. 10. 16)

 

 * 청말근대 정우 ( 丁愚 ) 의  < 오산십수도 ( 五山十水圖 )> ( 水墨紙本 , 147 ×79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