積雨輞川(적우망천)/왕유(당)-명시 감상 791
積雨輞川(적우망천)
-장마철 망천에서
王維(왕유)/당
積雨空林煙火遲(적우공림연화지) 장마라 빈 숲에 연기 피어오르는 것도 늦는데
蒸藜炊黍餉東菑(증려취서향동치) 명아주 국 끓이고 기장 밥 지어 동녘 밭에 보내네
漠漠水田飛白鷺(막막수전비백로) 질펀한 무논에는 백로가 날아다니고
陰陰夏木囀黃鸝(음음하목전황리) 어둑한 여름 숲에는 꾀꼬리가 지저귀네
山中習靜觀朝槿(산중습정관조근) 산중에서 수행하며 아침에 피는 무궁화를 보고
松下淸齋折露葵(송하청재절로규) 소나무 밑에서 묵상하며 이슬 젖은 아욱을 따네
野老與人爭席罷(야로여인쟁석파) 시골 영감은 남들과 자리다툼할 생각을 버렸는데
海鷗何事更相疑(해구하사갱상의) 해변의 갈매기는 무슨 일로 다시 의심하는가
積雨(적우) : 장마 비.
輞川(망천) : 왕유의 별장이 있던 종남산 골짜기에 있는 시냇가 이름. 輞谷水.
蒸藜炊黍(증려취서) : 명아주로 국 끓이고 기장으로 밥을 지음.
漠漠(막막) : 연기나 구름이 짙은 모양, 광활한 모양.
習靜(습정) : 고요한 마음을 갖는 것을 연습, 잡념을 버리고자 하는 마음.
朝槿(조근) : 아침에 피어 저녁에 지는 무궁화. 인생무상을 상징.
淸齋(청제) : 깨끗하게 재계함. 묵상하며 마음을 다스림.
露葵(로규) : 이슬을 머금고 있는 아욱.
海鷗(해구) : 바닷가 갈매기.
* 海鷗何事更相疑(해구하사갱상의): 해변의 갈매기는 무슨 일로 의심하나?(어떤 사람이 바닷가에 나가 늘 갈매기와 어울려 놀자 그 아버지가 그 중 한 마리를 잡아오도록 하였음. 이튿날 바닷가로 나가자 갈매기들이 하나도 가까이 다가오지 않았다는 고사가 있음).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0.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