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與盧員外象過崔處士興宗林亭(여로원외상과최처사흥종림정)/왕유(당)-명시 감상 934

한상철 2021. 1. 11. 17:02

與盧員外象過崔處士興宗林亭(여로원외상과최처사흥종림정)

-원외랑 로상과 처사 최흥종의 숲 속 정자에 들러

 

      王維(왕유)/당

綠樹重陰蓋四鄰(록수중음개사린) 푸른 나무 짙은 그늘에 사방이 모두 덮여 있고

靑苔日厚自無塵(청태일후자무진) 파란 이끼도 햇볕을 받아 먼지 하나 없는데

科頭箕踞長松下(과두기거장송하) 소나무 아래 갓을 벗은 채 다리 뻗고 편히 앉아

白眼看他世上人(백안간타세상인) 욕망 쫓아 사는 이들을 우습게 여기며 사는구나

 

* 四鄰(사린): 주변에 있는 이웃을 가리킨다. 두보杜甫는 「無家別」이란 시에서 四鄰何所有, 一二老寡妻(이웃으로 남은 사람 누구인가 했더니 / 늙은 과부 한두 명뿐이로구나)’라고 읊었다.

* 無塵(무진): 티끌이 묻지 않다. 탈속脫俗을 가리킨다.

* 科頭箕踞(과두기거):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은 채 두 다리를 쭉 뻗고 편히 앉은 자세를 가리킨다.

* 白眼(백안): 눈의 흰자위를 드러내 업신여기거나 냉대의 의미로 흘겨 보는 것을 가리킨다. 《진서晉書완적전阮籍傳》에서 籍又能爲靑白眼, 見禮俗之士, 以白眼對之(완적은 청안과 백안으로 사람을 보았는데, 세속적 예법에 얽매인 속물을 볼 때는 흰자위를 드러내 그를 보았다).’라고 했다.

* 박릉博陵(현재의 허베이河北 정주定州) 사람 최흥종은 생몰연대가 확실하지 않지만 왕맹시파王孟詩派의 한 사람으로 활동했는데, 왕유王維를 비롯하여 노상盧象, 배적裴迪 등과 교유하였다. 왕유의 손아래 처남이기도 했던 그는 인품이 뛰어나 사람들의 추앙을 받았는데, 요주자사饒州刺史를 끝으로 관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종남산終南山으로 들어가 거문고와 시와 술을 즐기며 여생을 보냈다.

[출처] 왕유 - 여노원외상과최처사흥종임정|작성자 들돌 네이버블로그 인용 수정함.(2016.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