歇惺樓瞰萬二千峯(헐성루감만이천봉)/채제공(조선)-명시 감상 961
歇惺樓瞰萬二千峯(헐성루감만이천봉)
-헐성루에서 금강산 만 이천 봉을 내려다보며
채제공/조선
高樓一嘯攬蓬壺(고루일소람봉호) 높은 누각에서 휘파람 불며 신산(봉래)을 잡으니
天備看山別作區(천비간산별작구) 하늘이 산을 바라보라고 만든 특별한 자리로구나
無數飛騰渾欲怒(무수비등혼욕노) 봉우리들은 수도 없이 날고 뛰며 벌컥 화를 내다가
有時尖碎不勝孤(유시첨쇄부승고) 때로는 뾰쪽하고 자잘해져 못 견디게 외로워하네
夕陽到頂光難定(석양도정광난정) 석양은 정상에 이르러 어지럽게 부서지고
淺雪粘鬟態各殊(천설점환태각수) 잔설은 꼭지에 달라붙어 그 모양이 제각각일세
香縷蒲團吟弄穩(향루포단음농온) 향 사르고 부들자리에서 편안히 읊조리면서
謝公登陟笑全愚(사공등척소전우) 힘겹게 산을 오른 바보 같은 사령운을 비웃네 (번역 힌상철)
* 봉호(蓬壺): 봉래(蓬萊)를 이름. 신선이 살고 있다는 섬. 삼신산(三神山)의 하나. 그 모양이 모두 병과 비슷한데서, 삼신산을 삼호(三壺)라고도 한다.
* 사령운(謝靈運, 385~433); 명산 유람을 즐긴 중국 남조 때의 자연파 시인이다.
* 正祖 때의 政丞 樊巖 蔡濟恭(1720~1799)이 1749年 30歲 때 지었다. 金剛山의 秘境을 眺望하라고 하늘이 만들어준 最適의 名所가 歇惺樓다. '쉬고 깨어 있는 者의 자리'란 歇惺樓에 앉아보니; 數많은 山봉우리 모두가 크게 火를 내는 듯이 氣勢堂堂하다. 그 中에서 뾰족하고 작은 외톨이 봉우리가 눈에 들어온다. 山 頂上은 夕陽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을 反射하고, 殘雪이 달라붙어 奇妙하다. 金剛山을 노래한 名作으로 特히, 3句와 4句가 有名하다. 마음껏 權勢를 휘두르다가 勢力을 잃은 權力者의 悽絶한 외로움을 隱喩한 연유이다. 깨어 있는 者의 자리에서 보면, 頂上에 올라 있는 者들의 망가진 뒤끝이 잘도 보인다.
[출처] [歇惺樓瞰萬二千峯] 歇惺樓에서 金剛山 萬二千峯을 내려다보며 02/11/2017|작성자 yoonstan54. 인용 수정함.
* 금강산 정양사(正陽寺) 헐성루(歇惺樓). 그림 다음카페 오디오와 컴퓨터 관운에서 인용함.(2019.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