長源亭應製野叟騎牛(장원정응제야수기우)/곽여(고려)-명시 감상 972
長源亭應製野叟騎牛(장원정응제야수기우)
-장원정에서 임금의 명에 의해 소를 타고 가는 노인을 짓다
郭輿(곽여)/고려
太平容貌恣騎牛(태평용모자기우) 태평스런 모습에 아무렇게나 소를 타고
半濕殘霏過壟頭(반습잔비과롱두) 안개비에 반쯤 젖어 밭둑길을 지나가네
知有水邊家近在(지유수변가근재) 알겠노라 집 가까이에 물가가 있음을
從他落日傍溪流(종타락일방계류) 그(소 탄 노인)를 쫓아 지는 해도 시내 곁을 따라 흐르네
【 註釋 】野叟 야수(강호에 묻혀 사는 늙은이/野人), 貌 모(모양/얼굴), 恣 자(방자하다/마음 내키는 대로 하다), 騎 기(말을 타다), 恣騎牛 자기우(편안한 자세로 아무렇게나 소를 타다), 濕 습(축축하다/젖다), 殘 잔(해치다/남다, 나머지), 霏 비(눈이 펄펄 내리다/조용히 오는 비), 殘霏 잔비(그쳐가는 비/안개비), 壟 롱(언덕/밭이랑), 壟頭 롱두(밭머리/밭둑길), 從他 종타(그를 좇음/소탄 늙은이를 좇음), 傍 방(곁)
【 構成 및 韻律 】7언 절구로 平起式평기식이며, 韻字는 平聲 ‘尤’韻 ‘牛 ․ 頭 ․ 流’자 이다.
【 作者 】郭輿곽여(1058 문종12~1130 인종 8) : 고려 예종 때의 문인이다. 본관은 청주, 자는 夢得몽득이고, 호는 東山處士동산처사이며, 시호는 眞靜진정이다. 문과에 급제하여 내시에 소속되었다가 홍주사를 맡아 외직으로 나갔을 때 長溪草堂장계초당을 짓고 여가를 즐기다가 곧 관직을 버리고 금주로 은거하였다. 예종이 즉위하자 그를 불러들여 선생의 대우를 하였으며, 예종과 談論唱和담론창화하였는데, 당시 사람들은 그를 金門羽客금문우객이라 불렀다 한다. 죽은 뒤 왕이 정지상(鄭知常)을 시켜 산재기(山齋記)를 써 비(碑)를 세웠다.
【評說 】 소타고 가는 시골 늙은이
시골 노인이 석양에 아무렇게나 소를 타고 가는 태평스런 모습을 그린 詩이다. '장원정이라는 정자에서 시골노인이 소를 타고 가는 것을 보고', 王名왕명(예종)으로 지은 것이다. 곽여가 임금인 고려 예종을 모시고 개성 근교에 나가 민생을 살피던 중, 소를 타고 지나가는 노인과 마주쳤다. 예종의 명으로 즉석에서 이 詩를 지어 올렸다.
* 시와 자료는 다음카페 영일서단(해맞이마을) 묘문 님에서 인용 수정함.(2013. 6.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