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눈은 대지의 이불-입춘 전 설경

한상철 2021. 1. 28. 13:57

함박눈 펄펄! 번뇌를 떨친다!

 

2021.1. 28(목) 오전 함박눈이 잠시 내리다 그쳤다. 기상청 예보를 믿고 잔뜩 기대했으나, 예상 밖이다. 물론 출퇴근 하는 봉급생활자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미안하다. 하지만, 코비드 19가 빨리 사라지기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염원)'이라 여겨, "힘든 이 겨울을 기분좋게 배웅한다"는 소박한 심정으로 받아주면 좋겠다. 이번 눈은 立春 전 '눈다운 눈'으로는 마지막일 게다.

* 졸작 한시와 정격 단시조 각 1수 씩 올린다. 

 

1. 한시-북창

1-21. 降雪聲(강설성)

-눈이 내리는 소리

 

冬夜三更暖(동야삼경난); 겨울 깊은 밤은 따스한데

美人獨居那(미인독거나); 아름다운 여인아 어이 홀로인가

但聞解裙聲(단문해군성); 다만 들려오는 건 속치마 벗는 소리뿐이니

不知降雪多(부지강설다); 눈이 얼마나 내리는지 알 수 없구나

 

* 압운; 那 多

*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1556~1618)의 동방양소(洞房良宵) 가인해군성(佳人解裙聲)을 차운(次韻).

* 시인 김광균도 눈이 내리는 소리를 설야’(雪夜)에서, 위 구절을 빌려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로 표현했다.

* 졸저 한시집 北窓31.

 

2. 정격 단시조-산사설야

 

1-195. 산사설야(山寺雪夜)-선시(2017. 11. 19)

 

풍경(風磬)도 잠이 드는 이슥한 산사의 밤

육화(六花)는 사락사락 염불소리 은은한데

두 귀를 쫑긋 세운 사슴 물음표만 찍느니

 

* 풍경=산사=육화()=염불=사슴=물음표. 물아일체의 경지다. 너와 내가 따로 없다.

* 육화; 눈의 결정(結晶)이 여섯 모로 된 꽃과 같이 생겼다는 뜻으로, ‘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사전). 인간의 육식(六識) ,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을 상징하듯, 눈마다 다 다르다.(필자 주)

* 김동렬의 시조 산사의 밤에서 차운하다. 풍경도 잠이 들고/목탁 소리 이슥한 밤/세속의 번뇌 지우듯/사리 같은 눈 내린다/독경에 두 귀 세운 노루/따옴표만 찍고 있다. [출처] 산사의 밤|작성자 kansas2.

* 농민문학110(2019년 겨울) 테마 기획 첫눈 시조 1.

* 졸저 학명정격 단시조집(8) 1-195(182).

 

* 민주지산 설경. 사진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 우리 주변의 진솔한 사진 태허공 님 제공. 지난 사진(2019. 9.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