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丁卯六月玄亭勝景(정묘륙월현정승경)/강세황(조선)-명시 감상 1,018
한상철
2021. 2. 17. 10:26
丁卯六月玄亭勝景(정묘륙월현정승경)
-정묘년 6월 현정의 승경을 읊다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조선
敞豁山樓列斝盤(창활산루렬가반) 탁 트인 산 위 누각에 술잔들이 널려 있고
淙潺石磵遶闌干(종잔석간요란간) 졸졸 흐르는 시내가 난간을 에워싸네
風松琴曲悠揚遠(송풍금곡유양원) 바람 부는 소나무에 거문고 가락 아득히 퍼지고
晴雹棋聲剝啄寒(청포기성박탁한) 맑은 날 우박 치듯 바둑 두는 소리는 차갑구나
狂詠篇章爭屬和(광영편장쟁속화) 내키는 대로 시를 읊조리니 다투어 화답하고
細移啚畫侈傳看(세이도회치전간) 자세히 그림으로 옮겨 자랑스럽게 돌려보네
莫辭秉燭千塲醉(막사병촉천상취) 촛불을 쥐고 흠뻑 취하는 것 사양하지 말게나
須惜流光一指彈(수석류광일지탄) 모름지기 흐르는 세월 짧음을 아쉬워해야 해 (독음,번역 한상철)
* 강세황(1713~1791); 조선 후기 시, 서, 화 삼절(三絶)로 일컬어진 화가. 문관, 평론가이다. 본관은 진주(晋州). 자는 광지(光之), 호는 첨재(忝齋), 산향재(山響齋), 박암(樸菴), 의산자(宜山子), 견암(蠒菴), 노죽(露竹), 표암(豹菴), 표옹(豹翁), 해산정(海山亭), 무한경루(無限景樓), 홍엽상서(紅葉尙書). 서울에서 강현(姜鋧)의 3남 6녀 중 막내로 출생하였다.
* 현정승집도에 실린 이 시는 『표암유고』에도 전한다.
* 강세황 현정승집도(玄亭勝集圖) (1747년). 지본수묵 34.9x212.3cm, 부분. 개인소장품.
한여름에 개고기를 먹는 우아한 모임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