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漢江道中(한강도중)/한경기(조선)-명시 감상 1,161

한상철 2021. 4. 16. 10:20

漢江道中(한강도중)

-한강 가는 길에서

 

     한경기/조선

江泥搰搰雨霏霏(강니골골우비비) 강 진흙에 발을 묻자 부슬부슬 비 내리니

柳市人家笑語稀(류시인가소어희) 거리 주막집에는 웃음소리가 드물다네

朝旭漏雲叢薄照(조욱루운총박조) 아침 해가 구름 사이 나와 엷은 빛을 비추니

馬頭蝴蝶作團飛(마두호접작단비) 말 머리에는 호랑나비가 무리 지어 나는구나

 

搰搰(골골) : 애쓰는 모양. 진흙탕에 말말굽이 빠져 쩔쩔매는 모양.

霏霏(비비) :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모양.

柳市(유시) : 버드나무 그늘이 드리운 거리. 보통은 술집이 있는 거리를 뜻함.

朝旭(조욱) : 아침 해.

漏雲(루운) : 구름 사이로 새어 나옴.

叢薄照(총박조) : 옅은 볕이 비추다.

蝴蝶(호접) : 호랑나비.

* 한경기(韓景琦, 1472~1529); 본관은 청주(淸州). 자는 치규(稚圭), 호는 향설당(香雪堂). 할아버지는 영의정 한명회(韓明澮)이고, 아버지는 낭성군(琅城君) 한보(韓堡)이며, 어머니는 우참찬 이훈(李塤)의 딸이다. 1489년(성종 20)에 사마시에 합격하였으나, 벼슬에 뜻이 없어 대과에 응시하지 않았다. 할아버지 명회가 세조 즉위에 으뜸으로 공을 세운 인물인 까닭에, 음보(蔭補)로 돈녕부봉사(敦寧府奉事)에 등용되어, 그 뒤 돈녕부정이 되었다. 할아버지의 행적을 수치스럽게 여겨 요직을 회피하고, 한직에만 머물렀다. 절의로 이름이 높은 남효온(南孝溫)·홍유손(洪裕孫) 등과 어울려 시를 읊었으며, 죽림칠현(竹林七賢)의 한 사람이다. 시로 이름이 높았으며, 저서로 『향설당시집』이 있다.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1. 4.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