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洗象圖(세상도)/김곤(청)-명시 감상 1,208

한상철 2021. 5. 7. 11:19

洗象圖(세상도)-(題跋)

-꼬끼리를 씻는 그림

 

   김곤(金昆)/청

内空外空内外空(내공외공내외공) 안도 비었고 바깥도 비어 안팎이 다 비었으니

寓言掃象示宗風(우언소상시종풍) 소상이 종파의 가르침을 보여준다며 넌지시 이르네

東坡留帶分明寫(동파류대분명사) 옥대를 풀어놓은 것을 분명하게 그렸거늘 

筆墨大同意不同(필묵대동의부동) 필묵은 대체로 같으나 그 뜻은 같지 않네

 

- 寓言: 다른 사물에 빗대어 의견이나 교훈을 은연중에 나타내는 말.

- 東坡留帶: `동파가 옥대(玉帶)를 남겨두다`는 뜻의 일화. 東坡 소식(蘇軾)원우(元祐) 4 6월 용도각학사(龍圖閣學士) 겸 항주 지주(知杭州)로 발령받아 부임하게 되었다. 임지인 항주(杭州)로 가던 중 윤주(潤州, 현재 江蘇 鎭江)를 지나다가 현지의 유명한 금산사(金山寺)에 잠시 들렀다. 마침 그곳에 불인요원(佛印了元) 스님이 주석하고 있었는데 그와 법거량을 펼치게 되었다. 東坡가 방장실(方丈室)로 들어가 앉으려 하자 스님이 "앉을 자리가 없어 거사(東坡)를 모실 수 없습니다" 했다. 동파가 "잠시 스님의 육신(四大)을 자리로 빌려 앉고자 합니다" 했다. 이에 스님은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 만약 바로 대답을 하면 앉도록 하겠거니와 그렇지 못하면 옥대를 풀어놓고 가야하리라고 했다. 동파가 쾌히 승낙하면서 말씀해 보라고 했다. "이 산승의 육신은 다 빈 것(四大皆空)이요, 오온 또한 있는 것이 아닙니다(五蘊非有). 거사는 어디에 앉겠습니까?" 이 말에 동파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고, 마침내 옥대를 풀어놓고(留帶) 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 掃象: 코끼리를 뜻하는 한어(漢語) , '모양'이나 '형상'을 의미하는 불교용어 은 발음이 비슷하다. 이로부터 "코끼리를 쓸어 낸다" '掃象', "코끼리를 씻어 낸다" '洗象' "모양과 형상에 대한 집착을 쓸어(씻어) 낸다"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함(2021. 5. 7)

 

 * 청대 ( 淸代 )  김곤 ( 金昆 ) 의  < 세상도 ( 洗象圖 )> ( 設色絹本 , 66×39.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