碁局(기국)/이인로(고려)-명시 감상 1,235
碁局(기국)
-바둑을 둠
李仁老(이인로)/고려
玉石交飛紅日晩(옥석교비홍일만) 옥 돌을 빠르게 주고 받다가 붉은 해가 저무니
遊人也宜樵柯爛(유인야의초가란) 즐기던 사람이 나무하는 자루 마땅히 문드러지네
苒苒蛛絲籠碧虛(염염주사롱벽허) 성하고 가냘픈 거미 줄은 푸른 허공에 싸이고
翩翩雁影倒銀漢(편편안영도은한) 펄펄 나는 기러기 자태는 은하수까지 이르네
鼠穴纔通趙將鬪(서혈재통조장투) 쥐 구멍은 조나라 장군이 겨우 내왕하며 싸웠고
鶴唳已覺秦兵散(학려이각진병산) 학이 울매 이미 진의 병사 흩어짐을 깨우쳤다네
兀坐凝神百不聞(올좌응신백불문) 우뚝 앉아 정신을 쏟으니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座中眞得巢由隱(좌중진득소유은) 자리 가운데 진리를 얻으려 소보와 허유가 숨었다네
柯爛(가란) : 옛날에 王質(왕질)이 산에 나무하러 가서 신선들이 바둑두는 것을 구경하다가, 신선이 주는 음식을 얻어 먹고 배고픈 줄을 몰랐다. 신선들이 바둑을 다 둔 뒤에 돌아보니, 그 동안에 세월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옆에 놓아 두었던 도끼 자루가 벌써 썩어 있었다 한다.
鼠穴(서혈) : 秦(진)과 韓(한)나라가 閼與(알려)에서 싸우면서, 韓나라가 趙(조)나라에 구원을 청하니, 趙奢(조사)가 말하기를, “길이 험하고 좁아서 두 쥐가 구멍에서 싸우는 것 같아서, 장수가 용맹한 자 이길 것입니다.” 하였다.
鶴唳[학려] : 秦王(진왕( 苻堅(부견)이 晋(진)을 치다가 패하여 군사들이 달아날 때, 바람 소리와 학의 울음을 듣고도 晋의 군사가 추격하는 줄 알고 놀랬다.
巢由(소유) : 巢父(소보)와 許由(허유). 바둑을 坐隱(좌은)이라 하는데, 이는 앉아서 세상 일을 잊는다는 뜻이며, 소보와 허유눈 堯(요) 임금이 주는 자리를 사양하여, 받지 않고 箕山(기산)에 숨어서 살았다 함을 인용.
東文選卷之六(동문선6권) 七言古詩(7언고시)
* 다음블로그 돌지둥에서 인용 수정함(2021.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