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孫內翰北里韻(차손내한북리운)/허초희(조선)-명시 감상 1,350
次孫內翰北里韻(차손내한북리운)
-손 내한의 북리 운을 차하여(빌려)
蘭雪軒(난설헌) 許楚姬(허초희)/조선
初日紅欄上玉鉤(초일홍란상옥구) 초하룻 날 붉은 단청 난간에 초승달이 오르니
丁香千結織春愁(정향천결직춘수) 정향 꽃 봉오리 천개를 모아 봄 시름을 엮는다네
新粧滿面猶看鏡(신장만면유간경) 얼굴 온통 새로 단장하고도 오히려 거울을 보고
殘夢關心懶下樓(잔몽관심라하루) 남은 꿈에 마음이 쓰여 게을리 누각에서 내려오네
誰鎖彫籠護鸚鵡(수쇄조롱호앵무) 무엇으로 새장을 꾸며 가두어 앵무새를 지킬까
自垂羅幕倚箜篌(자수라막의공후) 스스로 드리운 비단 장막에서 공후에 의지하네
嫣紅落粉堪惆悵(언홍락분감추창) 아름답게 붉은 가루 떨어져도 비통함을 참고
莫把銀盆洗急流(막파은분세급류) 허무하게 은쟁반 잡아 급히 흐르는 물에 씻는다네 (번역 한상철)
孫內翰[손내한] : 당나라 시인 孫棨[손계]. 北里志[북리지]를 지었다. 內翰[내한]은 翰林學士[한림학사].
玉鉤[옥구] : 옥으로 만든 갈고리, 초승달 같이 생긴 모양을 비유.
丁香[정향] : 정향나무의 꽃 봉우리.
殘夢[잔몽] : 잠을 깨고도 어렴풋이 꾸는 꿈의 세계.
鸚鵡[앵무] : 앵무새, 사람 말을 흉내내는 새.
箜篌[공후] : 고대 중국, 한국 등지에서 사용되던 현악기. 하프와 유사. 臥箜篌[와공후] 13현, 竪箜篌[수공후] 21현, 大箜篌[대공후] 23현, 小箜篌[소공후] 13현으로 나뉜다. 본래 서역에서 전래된 악기로 중국을 거쳐 한국에 들어왔다.
* 감상; 대부분의 시어를 '북리지'에서 차운했지만, 남성적인 감성으로 기백있게 표현했다. 역시 조선 제1의 여류시인이라 칭송해도 전혀 손색없다.(역자 주)
蘭雪軒詩集[난설헌시집] 七言律詩[칠언율시] 季弟許筠[계제허균]彙粹[휘수] 1606간행 許楚姬(허초희: 1563~1589)
* 다음블로그 돌지둥에서 인용 수정함.(2021.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