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八音詩(팔음시)/권덕여(당)-명시 감상 1,408

한상철 2021. 8. 27. 15:52

八音詩(팔음시)

-여덟 가지 악기의 시

 

     권덕여(權德輿/唐) 

金谷盛繁華(금곡성번화) 금곡원에 고운 미인들 넘쳐나고

凉臺列簪組(양대렬잠조) 시원한 누대에는 고관들 늘어섰네 

石崇留客醉(석숭류객취) 석숭은 취한 손님을 만류하고

綠珠當座舞(녹주당좌무) 녹주는 즉석에서 춤을 추네

絲淚可銷骨(사루가소골) 실 같은 눈물은 뼈를 녹일만한데

冶容竟何補(야용경하보) 얼굴 단장 끝내니 무엇을 보태겠는가

竹林諒賢人(죽림량현인) 대숲에서 어진 선비들 살피고

滿酌無所苦(만작무소고) 술잔을 채우는데 꺼리는 바 없네

匏居容宴豆(포거용연두) 포거대는 연두를 허용할 정도였고

儒室貴環堵(유실귀환도) 선비의 방으로는 작은 집을 귀히 여겼지  (10)

土鼓與汚尊(토고여와준) 토고와 와준은 * 와준; 땅을 파서 술통으로 삼음. 논어 팔일편

頤神則爲愈(이신즉위유) 정신수양이 곧 치유를 위한 것이네

革道當在早(혁도당재조) 변혁의 도는 옛날에 있었으니 

謙光斯可取(겸광사가취) 자기를 낮춤은 모두 취할만 하네 

木雁纔不才(목안재부재) 나무 기러기에 약간의 재주도 없으니 

吾知養生主(오지양생주) 나는 '양생주'를 알 뿐이네 (16)

 

- 八音: 여덟 가지 재료로 만들어진 여덟 종류의 전통악기에서 나는 소리(). 여덟 가지 재료는 금((((((((). 이 여덟 가지 재료로 악기를 만들어 음악을 연주할 때 나는 소리를 팔음(八音)이라 했다.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의 분류방법에 따른 악기의 이름은 아래와 같다. 금부(金部): 편종(編鐘특종(特鐘방향(方響()석부(石部): 편경(編磬특경(特磬).사부(絲部): 거문고·가야금(伽倻琴아쟁(牙箏비파(琵琶).죽부(竹部): 피리·대금(大笒당적(唐笛단소(短簫).포부(匏部): 생황(笙簧).토부(土部): (().혁부(革部): 장구(杖鼓갈고(羯鼓좌고(座鼓절고(節鼓소고(小鼓).목부(木部): (((). 분류가 다소 까다로운 악기도 있다. 태평소(太平簫)와 양금(洋琴)이 대표적. 태평소(太平簫) 木部 竹符 양쪽을 오가는가 하면, 양금(洋琴) 金部에 넣기도 하고 絲部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 金谷: 서진(西晉) 때의 관리이자 부호(富豪)인 석숭(石崇)의 별서(別墅) 금곡원(金谷園).   https://blog.daum.net/songchen/13062500 참조. 

- 簪組: 고위 관리. 

- 綠珠: 석숭(石崇)의 기첩(妓妾). 

- 當座: 즉석. 임금이 앉는 자리. 

- 冶容: 얼굴을 곱게 단장함. 

- 匏居: 포거대(匏居臺). ()나라 장왕(莊王)이 쌓았던 높은 누대. 

- 宴豆: 옛날 연회나 제사(祭禮宴). 또는 그 때 음식을 담던 그릇. 

- 環堵: 사방이 각각 1()의 집이라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이르는 말. 흙담으로 둘러싸인 좁은 집. 

- 土鼓: 고대 동양 타악기의 하나. 기와나 흙을 익혀 통을 만들고 양면에 가죽을 씌워 만든 북(질장구). 

- 頤神: 이신양성(頤神養性)의 준말. 정신을 수양하다, 마음을 보양하다. 

- 革道: 변혁(혁신·개혁)의 도. 

- 在早: 이전, 옛날. 

- 謙光: 군자는 스스로 자기를 낮추어도 저절로 그 덕은 빛이 난다, 곧 자기를 낮추며 사양하다(謙退). 

- : 잠시, 잠깐. 죄다, 모두. 

- 木雁: 나무로 만들어 채색을 올린 기러기. 혼인 때 산 기러기 대신 쓴다. 

- 養生主: 장자(莊子) 내편(內篇)의 한 편명(篇名).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가르침을 주고 있다.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1. 8. 27)

 

* 남송(南宋) 유송년(劉松年)의 <금곡아집(金谷雅集)> (設色絹本, 182×99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