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感遇四首(감우사수)/장구령(당)-명시 감상 1,410

한상철 2021. 8. 27. 19:05

感遇四首(감우사수)

-때마춰 느낌(소회)

 

        장구령(張九齡 673~740)/당

제1수

孤鴻海上來(고홍해상래) 외로운 기러기 바다에서 날아와
池潢不敢顧(지황부감고) 연못은 감히 내려 보지 않았네
側見雙翠鳥(측견쌍취조) 곁눈질로 한쌍의 비취새 바라보니 
巢在三珠樹(소재삼주수) 둥우리는 삼주 나무에 있네 
矯矯珍木巓(교교진목전) 높디 높은 진귀한 나무 꼭대기라
得無金丸懼(득무금환구) 탄환의 두려움을 없앨 수 있겠는가
美服患人指(미복환인지) 좋은 옷 입으면 남의 손가락질 두렵고
高明逼神惡(고명핍신악) 높은 벼슬은 신의 질투를 부른다네 
今我游冥冥(금아유명명) 지금 나는 넓고 넓은 하늘을 날고 있으니 
弋者何所慕(익자하소모) 새 잡는 포수가 어찌 나를 노리겠나 

 

제2수                                

蘭葉春葳蕤(란엽춘위유) 난초잎은 봄에 더 무성하고
桂華秋皎潔(계화추교결) 계수나무 꽃은 가을에 교결하구나
欣欣此生意(흔흔차생의) 흡족하도다 저마다의 삶의 의지가 
自爾爲佳節(자이위가절) 저절로 좋은 시절이 되는구나
誰知林棲者(수지림서자)누가 알아주랴 숲 속에 사는 자의 삶을
聞風坐相悅(문풍좌상열) 바람 소리 들으며 모여 앉아 즐긴다네
草木有本心(초목유본심) 초목에도 본 마음이 있거늘 
何求美人折(하구미인절) 어찌 꼭 미인을 꺾으려 하나

 

제3수                                

幽人歸獨臥(유인귀독와) 숨어 사는 이가 돌아와 홀로 누우니
滯慮洗孤淸(체려세고청) 고요한 마음지키어 외로운 마음 다 씻었네
持此謝高鳥(지차사고조) 이렇게 지킴은 높이 나는 새의 덕택이니
因之傳遠情(인지전원정) 그로 인해 멀리 내 정을 전하게 되네
日夕懷空意(일석회공의) 밤낮 공연한 생각을 품게 되니
人誰感至精(인수감지정) 누가 나의 지성을 알아주랴
飛沈理自隔(비심리자격) 나는 것과 잠기는 것이 이치가 서로 다른데
何所慰吾誠(하소위오성) 내 충심을 위로할 곳이 어드메인가

 

제4수                                

江南有丹橘(강남유단귤) 강남에 단귤나무가 있는데
經冬猶綠林(경동유녹림) 겨울이 지나도 푸른 숲이네
豈伊地氣暖(개이지기난) 어찌 그 땅의 기운만 따뜻하리오
自有歲寒心(자유세한심) 스스로 추위 이기는 마음이 있을거네
可以荐嘉客(가이천가객) 반가운 손님의 돗자리도 될 수 있으련만
奈何阻重深(나하조중심) 어찌 막힘이 그리도 깊은가
運命惟所遇(운명유소우) 운명이란 오직 우연히 만나는 것이기에
循環不可尋(순환부가심) 돌고 돌아 억지로 찾지는 못하리
徒言樹桃李(도언수도리) 복숭아와 오얏만 심는 것도 실업는 말이라  
此木豈無陰(차목개무음) 이 나무엔들 어찌 쉴만한 그늘이 없겠는가   

 

* 제1수와 제4수는 10구 배율이고, 제2수, 제3수는 오언율시다

* 다음카페 한자 문화 뜨락 시너먼 님 인용 수정.(2013.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