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趙正字(기조정자)/맹호연(당)-명시 감상 1,649
寄趙正字(기조정자)
-조정자에게 부침
맹호연(孟浩然/唐)
正字芸香閣(정자운향각) 그대 조정자는 운향각에 있고
幽人竹素園(유인죽소원) 이 몸은 가득한 책속에 파묻혀 있네
經過宛如昨(경과완여작) 지나온 일들은 어제처럼 뚜렷한데
歸臥寂無喧(귀와적무훤) 돌아와 은거하니 시끄럽지 않고 조용하네
高鳥能擇木(고조능택목) 높이 나는 새는 깃들일 나무를 가리고
羝羊漫觸藩(저양만촉번) 숫양은 함부로 울타리를 들이받아 버둥거리지
物情今已見(물정금이견) 오늘 세상 돌아가는 형편을 보았으니
從此欲忘言(종차욕망언) 이제부터 말을 잊고자 하네
- 正字: 북제(北齊) 때 신설된 관직명.
- 芸香閣: 도서(圖書)와 저작(著作)을 관장하던 비서성(秘書省)의 별칭(別稱).
- 竹素園: 전적(典籍)이 풍부함을 형용하는 말. 竹素나 죽백(竹帛)은 책(冊)을 지칭하는 말이다. 종이가 없던 고대에 대나무 조각(竹片)에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서적, 특히 사서(史書)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
- 高鳥: 높이 나는 새.
- 歸臥: 관직을 내놓고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은거하여 한가롭게 지냄.
- 擇木: 새가 깃들일 나무를 가리다. 신하가 군주를 가려서 섬기다. `良禽擇木`(양금택목)이라는 말이 있다. "좋은 새는 깃들일 나무를 가린다"는 뜻이다. 어진 사람은 훌륭한 임금을 가려 섬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공자(孔子)는 `鳥卽擇木 木豈能擇鳥`(조즉택목 목기능택조)라고 했다. "새는 나무를 가려 깃들일 수 있지만, 나무가 어찌 새를 가릴 수 있으리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專)≫ <애공십일년조(衷公十一年條)>에 나온다.
- 觸藩: 저양촉번(羝羊觸藩)의 준말. ≪주역(周易)≫ <대장괘(大壯卦)> `상육`(上六)에 "숫양이 울타리를 대질러서 물러서지도 못하고 나아가지도 못한다"(羝羊觸藩 不能退 不能遂)는 구절이 나온다. 무엇이든지 뿔로 받고 앞으로 나아가기만을 좋아하는 숫양(羝羊)이 울타리에 걸려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처지에 몰린 상황을 말한다. 만용을 부려 저돌하다가 도리어 실패함을 비유한 말로 쓰인다.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2. 1. 19)
* 청대 ( 淸代 ) 고기패 ( 高其佩 ) 의 < 택목이서 ( 擇木而棲 )> ( 水墨絹本 , 71.5×39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