又示從子澶(우시종자단)/누약(남송)-명시 감상 1,667
又示從子澶(우시종자단)
樓鑰(누약/南宋)
壯縣人歌第一奇(장현인가제일기) 풍요한 고을 사람들의 노래가 가장 기특한데
過庭爲有寧馨兒(과정위유녕형아) 어버이의 가르침을 받는 귀염둥이 있기 까닭이지
親旁色養宜加謹(친방색양의가근) 우애하고 효도하며 마땅히 삼가기 까지 하고
戶外分豪勿預知(호외분호물예지) 집 밖에서 호기를 부려 미리 아는 척하지 않네
寓意杯觴須自節(우의배상수자절) 에둘러 표현하고 술잔은 모름지기 절제하며
讀書松竹有餘師(독서송죽유여사) 책 읽으니 소나무 대나무에도 여분의 스승이 있네
它時刮目相期待(타시괄목상기대) 다른 때에 눈 비비고 다시 보게 되길 기대하며
連桂家風望一夔(연계가풍망일기) 급제자를 속속 배출하는 가풍에 기린아를 바라네
- 樓鑰: 南宋 때의 학자이자 문학가. 절강(浙江)성 영파(寧波) 사람으로 자(字)는 대방(大防), 호(號)는 공괴주인(攻媿主人). 직언(直言)을 잘 하고 과감하게 간언(諫言)을 해 광종(光宗)이 공개적으로 "그를 꺼린다"(朕亦憚之)고 말할 정도였다. 한림학사(翰林學士)와 참지정사(參知政事)를 지냈다. 경사(經史)의 고증에 능하고 시문과 서예에 뛰어났다. 저서에 금(金)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것을 기록한 ≪북행일록(北行日錄)≫과 ≪공괴집(攻媿集)≫(120권)이 있다.
- 壯縣: 물자가 풍부하고 번성하는 縣.
- 過庭: 아들이 어버이의 가르침을 받는 것을 말한다. 추정(趨庭). 공자(孔子)가 집에 홀로 있을 때 아들인 백어(伯魚, 이름은 鯉, 伯魚는 字)가 종종걸음으로 뜰 앞을 지나갔다(鯉趨而過庭). 이를 보고 孔子가 시(詩)와 예(禮)를 배우도록 가르쳤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 爲有: 있기 때문에.
- 寧馨兒: 귀여운 녀석, 귀염둥이.
- 色養: 웃는 얼굴로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다.
- 分豪: 호기를 부리다, 세도를 부리다(撒豪).
- 寓意: 다른 사물의 뜻을 풍자함. 추상적인 개념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다른 구체적인 대상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문학 형식.
- 刮目相期待: 刮目相待(刮目相對). 괄목상간(刮目相看), 괄목상관(刮目相觀) 등으로 쓰기도 한다. `눈을 비비고 상대방을 대한다`는 뜻으로, 상대방의 학식이나 재주가 갑자기 몰라볼 정도로 나아졌음을 이르는 말이다. ≪삼국지(三國志)≫ <오지(吳志)·여몽전주(呂蒙傳注)>에 다음과 같은 얘기가 나온다. 삼국시대 오왕(吳王) 손권(孫權)의 부하 장수 가운데 여몽(呂蒙)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孫權은 그가 평소 무술만 연마하고 학식이 없는 것을 걱정했다. 孫權은 呂蒙에게 나라의 큰일을 맡으려면 글을 읽어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후 呂蒙은 학문에 매진했고, 심지어 전장(戰場)에서조차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手不釋卷) 정진했다. 한편 주유(周瑜)가 죽은 후 그의 뒤를 이어 도독(都督)이 된 노숙(魯肅)이 육구(陸口)로 가는 길에 呂蒙의 군영을 들르게 되었다. 呂蒙과 대화를 나누던 魯肅은 그가 종전과는 달리 학식이 풍부한 것을 깨닫고 깜짝 놀라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언제 그렇게 공부했나. 이제 자네는 오나라 시골구석의 여몽이 아닐세"(非吳下阿蒙). 이에 呂蒙이 이렇게 말했다. "선비라면 모름지기 사흘 뒤에 다시 만났을 때는 눈을 비비고 봐야 할 정도로 달라져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士別三日 卽當刮目相待). 여기서 `阿蒙`의 `阿`는 이름이나 성 앞에 붙여 부르는 친근한 의미의 호칭. 이처럼 `괄목상대`는 한동안 못 본 사이에 학문이나 인품, 실력이 눈에 띄게 높아짐을 일컫는 말로 쓰인다. 반면에 예전의 呂蒙처럼 무예만 뛰어나고 학식이 없는 사람, 성장이 없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사람을 가리켜 `오하아몽`(吳下阿蒙)이라고 한다.
- 連桂: 과거 급제자가 연이어 나옴. 과거 급제자 명부(桂)에 이름이 연이어 실림.
- 一夔: 현명하고 재능 있는 한 사람.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무하유지향에서 인용 수정(2022. 2. 9)
* 청대 ( 淸代 ) 손정면 ( 孫廷冕 ) 의 < 송죽도 ( 松竹圖 )> 경심 ( 鏡心 ) ( 水墨紙本 , 91×3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