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陶靖節自挽詩(화도정절자만시)/최기남(조선)-명시 감상1,750
和陶靖節自挽詩(三章)
-도잠의 靖節集 自挽詩에 화답하여
최기남/조선
1.
乘化會歸盡(승화회귀진) 조화에 따라 죽음으로 돌아가니
六十敢言促(육십감언촉) 육십 평생을 감히 짧다 하겠는가
但恨失師友(단한실사우) 스승과 벗들을 잃게 되고
無善可以錄(무선가이록) 이름을 남길 만큼 좋은 일 못한 것이 한스러워라
2.
游魂散何之(유혼산하지) 혼백은 흩어져서 어디로 가나
風號墓前木(풍호묘전목) 무덤 앞 나무에서 바람만 울부짖겠지
在世無賞音(재세무상음) 세상을 사는 동안 아름다운 시 못 남겼으니
吊我有誰哭(적아유수곡) 그 누가 곡하며 내 죽음 슬퍼하랴
3.
縱有妻兒啼(종유처아제) 아내와 자식들이야 늘어지게 울겠지만
冥冥我何覺(명명아하각) 어두운 땅속에서 내 어찌 들으랴(느끼랴)
不省貴者榮(부성귀자영) 귀한 자의 영화도 돌아보지 않았거늘
焉知賤者辱(언지천자욕) 천한 자의 치욕을 내가 어이 알리오
靑山白雲中(청산백운중) 푸른 산 흰 구름 속에
歸臥無不足(귀와무부족) 돌아가 누우면 부족함도 없으리니 (이상 번역 한상철)
* 靖節集(정절집) : 晉나라 시인 도연명(陶淵明)의 문집이다.
* 감상; 나의 나이 예순 셋이 되었는데, 몇 년 전부터 왼쪽 귀가 멀어서 소리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올해는 오른쪽 팔에 병이 들어서 마음대로 굽히고 펴지를 못했다. 연달아 침을 맞고 뜸을 들였으며 또 약까지 먹었지만, 시원하게 낫지를 않았다. 기력이 차츰 줄어드는 것을 느끼고 보니, 생·로·병·사라는 말도 거짓이 아님을 알겠다. 신음하던 중에 우연히『靖節集』을 펼치다가, 「自挽」편을 보고는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붓을 들고 그 운에 따라서 나의 느낌을 적다.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2. 4.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