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추색과 열린 송현(松峴)
2022. 10. 8(토). 찬 이슬이 내린다는 한로(寒露)다. 맑고 오후는 덥다. 전철 제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벗 3인은 인왕산 둘레길(제3코스)을 걸으며,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한껏 맛보다. 만개한 코스모스를 뒤로 한채, 쉬지 않고 운행한다. 윤동주 시비 근처에서 커피를 마시며, 편히 쉰다. 내려오다 인도 좌판에서 5m용 쇠줄자를 샀다(3,000원). 경복궁역 근처 단골 '뚱락원'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다. 식후, 장근화 학형과 둘이서 어제(7일) 개장한 종로구 송현동(松峴洞) 부지를 처음으로 구경한다. 지금까지 담장으로만 둘러쳐져 내부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긍금했던, '금단(禁斷)의 땅'이 110년 만에 시민에게 공개되었다. 담장을 헐어 사주(四周)가 시원하게 트였다. 늘 갑갑한 도심 빌딩만 바라보다가, 이렇게 온통 열린 공간을 보니 가슴이 후련하다. 꽃과 풀을 많이 심어 놓아 삼삼오오 찾아온 행락객들이 즐거워 한다. 앞으로 故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쪽빛 하늘은 높고, 사방에서 뭉게구름이 피어 올라 장관을 연출한다. 앞서, 김기오 학형은 대구상고 37회 동기 바둑모임에 참가하려 강남으로 간다. 박동렬 형은 며칠 전 마을버스 안에서 손잡이를 잡다가, 갈비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한다. 당분간은 우리와 동행치 못할 것이다. 더치페이 13,000원. 약 3시간 소요. 약 13,000보 걷다.
* 귀로에 장 형과 관훈동 백악미술관 무송 유정순(庾貞順) 서예전을 잠시 둘러보다.
* 인왕산 둘레길 코스모스 군락지. 필자 촬영.
* '열린 송현'에서. 뒤로 백악이 보인다. 장근화 형(좌). 촬영 여탐방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