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雨夜呈長官(우야정장관)/이군옥(만당)-명시 감상 2,253

한상철 2023. 9. 12. 21:04

雨夜呈長官(우야정장관)

-비오는 밤 장관 님께 드리며

       이군옥(李群玉)/만당

遠客坐長夜(원객좌장야) 먼 곳의 나그네가 긴 밤에 앉으니

雨聲孤寺秋(우성고사추) 비소리에 외로운 절은 가을이군요

請量東海水(청량동해수) 청컨대 동해물을 재어

看取淺深愁(간취천심수) 내 근심이 얇고 깊은지를 간파해주오

窮愁重于山(궁수중우산) 곤궁한 근심은 산보다 무겁고

終年壓人頭(종년압인두) 연말(세밑)이 사람 머리를 짓누르니

朱顔與芳景(주안여방경) 붉은(젊은) 얼굴과 아름다운 경치를

暗附東波流(암부동파류) 모르는 새에 동쪽 파도로 흘려보냈지오

鱗翼俟風水(린익사풍수) 비늘 날개로 바람과 물을 기다려도

靑雲方阻修(청운방조수) 청운(출세)은 바야흐르 멀리 떨어지니

孤燈冷素焰(고등랭소염) 외로운 등불은 흰 불꽃이 차갑고

蟲響寒房幽(충향한방유) 벌레 울음소리는 차가운 방에서 그윽하군요

借問陶淵明(차문도연명) 묻노니 도연명에게

何物可忘懷(하물가망회) 무엇으로 회한을 잊을 수가 있나요

無因一酩酊(무인일명정) 몹시도 취할 까닭이 없기에

高枕萬情休(고침만정휴) 높은 베개로 온갖 정을 쉬게 하렵니다(번역 한상철)

* 후일 재상이 된 배휴(裴休)가 會昌 3년(843년) 호남관찰사로 왔을 때, 지은 것으로 추정한다.(한상철 주)

* 티스토리 건빵이랑 놀자 인용 수정.(2019.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