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雪望(설망)/홍승(청)-명시 감상 2,292

한상철 2023. 12. 29. 11:31

雪望(설망)

-눈을 바라보며

      홍승(洪昇, 1645∼1704)/청

寒色孤村暮(한색고촌모) 찬빛이 감돈 외딴 마을 저녁이라

悲風四野聞(비풍사야문) 서글픈 바람은 사방에서 들리네

溪深難受雪(계심난수설) 계곡은 깊어 눈을 받기가 어렵고

山凍不流雲(산동부류운) 산은 얼어 구름조차 흐르지 않네

鷗鷺飛難辨(구로비난변) 갈매기와 백로가 날아도 구별하기 어렵고

沙汀望莫分(사정망막분) 모래톱과 물가는 바라봐도 분간이 되지 않네

野橋梅幾樹(야교매기수) 들판 다리에 매화나무 몇 그루가

竝是白紛紛(병시백분분) 한꺼번에 흰 눈발이 펄펄 날리네 (번역 한상철)

* 작가는 명문가 출신으로 20여 년이나 과거에 연거푸 낙방하면서, 일생 불우한 삶을 산 인물이다. 그가 남긴 시문이 적지 않지만, 대표작은 희곡 ‘장생전(長生殿)’이다.

* 출처 동아일보 백설의 향연 이준식의 한시 한 수 인용 수정.(2023. 1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