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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山)에 대한 작은 헤아림(小考)/반산 한상철

한상철 2024. 1. 2. 17:22

나는 실존주의(實存主義) 철학인(哲學人)이자, 실용주의(實用主義) 등산가이다.

 

1. 삼라만상(森羅萬象)은 삼간(三間)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면 삼재(三才)라고도 한다. 시간, 공간, 인간이다. 시공은 신(神, 대자연의 질서)이 창조했지만, 인간은 진화의 산물이다. 전자(前者)는 영원하지만, 후자(後者)는 유한하다. 인간이 없어도 우주는 지속(持續)되지만, 인간이 존재함으로서 빛나게(완성) 되는 것이다.

2. 산(山)은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수원(水原)을 제공하는 뭇 생명의 터전이다. 고전적인 등반론은 보다 높은 곳을 향하는 수직형이다. 달리 말해, 전문산악인의 동경(憧憬) 대상인 고산(高山)과, 등반지식(방법) 내지는, 산악영웅들의 체험을 다룬 형태이다. 이제는 산을 즐기는 다중(多衆)의 유산(遊山) 개념 및 복합 취미공간으로 변해 수평형을 선호한다. 예컨데 자락길, 둘레길, 마실길 걷기 등이다. 따라서 최초, 최고, 최다 등정 등 '기록 중심의 문화'는 등반사(登攀史)로 남을 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산을 통해 인격을 연마하고, 육체를 돌보는 것이 등반의 목적이다.

3. 나는 존재, 비존재의 철학사상을 존중한다. 소위 불가(佛家)에서 말하는 색공(色空) 이론과 일맥 상통한다. 달리 말해, 범신적(凡神的) 만물유기체론(萬物有機體論)이다. 고로, "살아야 가치가 있고, 죽으면 소용이 없다"는 논리로 집약된다.

4. 미래(100년 안에)는 이런 글 조차, A1(인공지능)이나, 로봇이 쓸 것이다.

* 2024. 1. 3(수) 까지 쉬면서, 조용히 나를 살펴본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나름대로 '삶의 정의'를 내려본다. 좁은 생각에 밝히기는 했지만, 자칫 천기누설이 되어 하늘로부터 벌을 받을 지도 모른다...

* 졸작 산악시조 한 수-삼각산십경 중 제2경 인수봉

제2경. 인수귀운(仁壽歸雲)

남근이 발기하면 한울님 심란하지

귀두(龜頭) 위 머문 백운 어디서 왔다든고

어진 이 오래 살터니 바위꾼아 집착 마

 

* 한국 암벽등반의 요람 인수봉(804m)은 예부터 부아악(負兒岳)으로 불려, ‘아기를 업은 뫼’로 비유한다. 온조왕이 올랐다는 기록이 보이나(삼국사기 백제본기), 신빙성이 없다. 한편 하늘을 향한 송곳처럼 생겨 늠름한 남근을 상징하기도 한다. 꼭대기에 머문 흰 구름은 암벽가일까? 아니면 백운대 신선일까?

* 필자가 암봉을 처음 오르고 익힌 모산(母山)이기도 하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山詠1-306(249면) ‘삼련화(三蓮花)’, 명암명곡열전2-3(463~464면) ‘불임수술 시킨 바위’ 시조 2수 참조.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 졸저 『名勝譜』 <한국의 승지 266곳> 정격 단시조집(6) 22-2(159면). 2017. 7. 7 도서출판 수서원.

 

 

©삼각산 설경. 맨 우측이 필자가 좋아하는 인수봉이다. 사진은 한국문인산악회 이창일 회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