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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한국학/이색 탐구~한국고서연구회

한상철 2012. 7. 29. 16:38

우리는 러시아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2012. 7.19 (목) 18;30 '대우재단빌딩' 7층 세미나 제 2실에서 한국고서연구회 7월 월례발표회가 있다. '러시아의 한국학' 분야 가운데, '중국에서 만난 조선 문명과 러시아 문명'을 주제로, '박태근' 전 명지대학교 교수(LG 연암문고 상임연구원)가 발표한다. 17세기~19세기 북경 아라사(俄羅斯) 공관을 중심으로 살폈다.

 

러시아 문명은 과연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만큼 뒤쳐져 있는가? 적어도 볼세비키 혁명 전에는 결코 그렇치 않다. 음악 연극 무용 그림 등 예술을 비롯 문학 등 전 분야에 걸쳐, 서구의 여러 문명국들을 압도했다. 러시아 국민 역시 스스로 유럽 인이라 여겨, 그에 따른 언행과 자부심이 대단했다. 특히 귀족과 상류층은 영국, 불란서, 독일 못지 않게 지적 수준이 높고 예의가 바르다.

 

* 참고로 영국이 정말 '신사의 나라'일까? 그들의 지난 행적을 꼼꼼히 살펴보면, 답은 절로 나온다. 17~19세기 서구 열강(미국과 일본 포함)들은 아시아, 중미, 남미, 아프리카 등 힘 없는 나라를 비롯, 온 세계를 대상으로 서로 경쟁 하듯 침략과 약탈을 일삼고, 식민지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었는데도, 유독 러시아는 그렇치 않음을 보여주었다. 얼마나 '선비의 나라'인가를 짐작케 한다.(물론 열강의 '대 러시아 남진 억제 정책'도 주효했겠지만.. 淸과 흑룡강성 일대에 국경분쟁이 있긴 했으나..)      

 

 

초기 러시아 학(學) 연구분야에서는, 좋던 싫던 한국에서 단 한 명 뿐인 석학이다. 무척 더운 날씨에도 땀 흘리며 열강하는 노(老)학자의 표정은 자못 진지하다.

 

 

박태근 박사는 논문에서, 편의상 조선과 중국 문명을 제1문명, 서양 문명을 제2문명, 러시아 문명을 제3문명이라 지칭한다. 조선사절과 러시아 전도단의 접촉은 청의 북경에서 18세기 전반부터 빈번히 이루어졌으나, 학문적으로 연구를 이룩한 것은, 19세기 초 제9차 러시아 정교회북경전도단(正敎會北京傳道團 1807~1821) 단장인 비추린(Bichurin)이 처음이다. 그는 '러시아의 조선학' 개척자이기도 하다. 그가 조선인을 만나 교류한 사실은 러시아 측 기록에 나타나지만, 조선 측 기록에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비추린(1777~1853)이 당시 조선의 수재(秀才) 조인영(趙寅永)을 만나, 적은 육필 기록. 러시아 어 필기체로 얼마나 잘 쓴 글씨인가? 그의 박학다식한 견문에서 우러나온, 우아한 펜 글씨의 명문이다. 이 기록은 당시 러시아가 '조선사'를 연구하는 아주 귀중한 자료로, 원본은 '소련 과학 아카데미 동방학 연구소 레린그라드 분관'에 소장되어 있다. 소련 해체 당시 박 교수가 운 좋게 복사해온 것인데, 지금은 복사 반출조차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한다. 조인영(1782~1850)의 중국사행(使行)은 1815~1816년 단 한번 뿐인데, 당시 '조선의 멋 있는 지성인'으로 러시아 정교단 일행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참으로 평생 한번 기회인 이 연행(燕行)길에서, 우리나라 문화사에 우뚝 빛나는 업적을 남긴 것이다. 조인영은 연행 3년 뒤인 1819년 (순조19년) 식년(式年) 문과 장원으로 급제해, 화려한 관로(官路)가 시작된다. 지기(知己)인 완당(阮堂) 김정희(金正喜)도 이때 동반 합격하지만, 차례는 조인영 보다 훨씬 뒤진다. 조인영은 갑과(甲科) 3 인의 으뜸인 壯元인데 비해, 김정희는 乙科 7人의 다음인, 丙科 29 인 중, 8번 째로 합격한다.

 

 

박 선생은 생전에 위 기록을 번역 집필해, 19세기 '러시아의 조선사(朝鮮史)' 발간이라는, 문화사적으로 기념비적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 글은 유감스럽게도 러시아 고어(古語)로 쓰여져, 러시아에서조차 해석이 어렵다. 앞으로 러시아 학자에게 부탁해" 제1차적으로 현대 러시아 어(語)로 바꾼(置換) 다음, 재번역해야 하는 이중의 작업이 따르는데, 그게 쉽지 않다" 라고 어려움을 실토한다.

 

 

전문적이고도 다소 생소한 분야인지라, 회원들도 진지하다.. 강의 후, 많은 질의 응답이 오갔다.

 

 

임홍순 회장이 소장한,  제3회 선전(鮮展) 도록 소개.

 

 

이 도록에는 당시 입선한 일본인 작품도 수록되어있다. 청전 이상범 선생 작품도 보인다. 대정 13년이니, 1924.9.18 발행본이다.

 

 

궁금한 이야기는 뒤풀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