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칼럼 7

여시아문(如是我聞) 칼럼

천박한 말이 천박한 사람을 만든다 생각은 말을 만들고, 말은 행동을 일으키게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세 번 생각한 후 한번 말하라”(三思一言)는 격언이 있다. 그만큼 신중하게 생각한 다음 말을 하고, 일단 입에서 튀어나온 후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말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뜻도 아울러 담겨져 있다. 요즈음 자기 PR 혹은 인터넷 시대라서 그런지 몰라도 단견에서 나오는 얄팍한 말들이 범람하고 있음은 물론, 뱉은 말에 대하여 끝까지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풍조가 만연해, 삭막한 세태의 한 단면을 엿보게 된다. 더욱 가관인 것은 정치적 목적 또는 남을 음해하기 위한 수단으로 없는 사실을 꾸며내거나 진실을 날조 유포함으로서 상대가 받는 충격과 상처는 아랑곳없이 “아니면 그만이라” 는 식의 위험한 발언을 거침없이 ..

15.칼럼 2007.01.27

가을의 소리!

칼럼/ 여시아문] 가을의 소리 한상철/ 시인 달빛 교교(皎皎)한 적요(寂寥) 흐른 산사에서 한밤의 풀벌레소리를 한번 들어보았는가? 속세에 찌든 모든 망념(妄念)은 사라지고 대자연이 토한 묘음(妙音)이 온통 폐부로 빨려들어 갈 것이다. 몰아지경(沒我之境)! 중생이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경지에 이른다. 절후는 한 치의 오차 없이 순환한다. 올해는 7월 윤달이 있어 한낮은 늦더위가 제법 위세를 부리지만 그래도 아침저녁은 선들선들하다. 23일은 첫서리가 내리는 상강이다. 초목의 잎을 시들게 하고 겨울에 대비토록 미리 알려준다. 소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면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고 산천도 여름내 참았던 울음을 토한다. 거문고와 대금 가락이 아무리 뛰어나다 한들, 대숲에 이는 바람과 섬돌 밑 귀뚜라미소리를 당하겠는가..

15.칼럼 2006.10.23

나의 신행(信行)

나의 신행 한상철/ 대한산악연맹 이사 IMF 때 방황하던 심신 넉넉히 품어준 산과 사찰 명산.명찰 순례하며 下心 ‘버림의 미학’ 담아 詩作 가을은 산의 계절이다. 불교문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으로서 봉우리부터 활활 타오르며 산천을 태우는 단풍의 바다는 그저 황홀한 가을의 잔치다. 그것은 마치 자연이 해탈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한순간 번개같이 선시 한 줄이 떠오른다. “번개를 낚아채는 탁월한 저 선기에/ 가슴에 살 맞은 돌 느닷없이 범이 되어/ 목젖 밑 숨은 돼지를 갈기갈기 찧어놓다.” 조심스럽게 ‘해탈의 경지’라 이름을 붙여본다. 사람은 어려움에 닥쳐야 진정한 불자가 된다는 말은 나의 경우를 예로 든 것 같다. IMF란 국가적 위기는 많은 사람들의 개인의 위기와 직결됐다. 잘나가..

15.칼럼 2006.10.05

연못 속의 풍경

[칼럼/여시아문] 연못 속의 풍경 한상철/ 시인 올 여름 어느 산장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지인(知人)이 보내준 수련(睡蓮) 한 촉. 마당 한 귀퉁이 작은 연못에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며 잘 자라든 놈이 이번 여름에는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수난을 당하고 말았다” 는 내용인데, 그 사연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던져준다. 금년 초봄에 개구리 한 쌍이 보금자리를 틀어 새끼도 몇 마리 늘려 놓고, 저녁나절이나 비라도 오는 날이면 구성지게 노래를 곧잘 불러 한 가족처럼 지냈는데, 여름 휴가철이 되면서 민박 온 꼬마 녀석들이 연못 속 개구리를 막대기로 후려치고, 찔러보고, 돌을 던지고, 휘저어 만신창이가 되었다. 개구리는 영문도 모른 채 하루가 멀다 하고 ‘주물탕’을 당하는가 싶더니 며칠 전부터 죽었는지 살았는지..

15.칼럼 200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