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自笑詩(자소시)이유원(선말)-명시 감상 1,054

한상철 2021. 3. 8. 16:06

自笑詩(자소시)

-스스로 웃는 시

 

     李裕元(이유원)/선말

按摩昔日康強軀(안마석일강강구) 옛날의 건강하고 탄탄하던 몸을 만져 보니

一半鷄皮更鶴癯(일반계피갱학구) 절반이 닭 피부에 다시금 학처럼 여위었네

放溺橫奔袴底濕(방뇨횡분고저습) 오줌을 누면 옆으로 흩어져 바지 밑이 젖어버리고

對飱亂落盤頭麤(대손난락반두추) 밥을 대하면 어지럽게 흘려 쟁반 머리가 추해지네

胡爲爾狀如斯否(호위이상여사부) 어찌하여 네 모양이 이와 같이 되었는가

堪笑人生已矣乎(감소인생이의호) 인생이 이미 다된 것을 쓸쓸하게 웃노라

可惜室中伏侍御(가석실중복시어) 애석하구나 안방 안에서 엎드려 섬기는 이(소실)

紅顔空老作村姑(홍안공로작촌고) 고운 얼굴 공연히 늙게 해 촌 할멈을 만들었구나

 

* 감상; 내가 하루는 오줌을 누다가 그만 실수로 옷을 적셨다. 그리하여 이불을 둘러쓴 채 앉아서 家僮(가동)으로 하여금, 젖은 옷을 불에 말리게 하고, 시를 불러 주어 쓰게 하기를...

* 이유원(李裕元,1814~1888); 본관은 경주. 자는 경춘, 호는 귤산·묵농. 아버지는 이조판서 계조이다. 1841년(헌종 7) 정시문과에 급제, 검열·대교를 거쳐 1845년 동지사의 서장관으로 청나라에 다녀왔다. 고종 초 함경도관찰사를 거쳐 좌의정이 되었으나, 1865년(고종 2) 수원유수로 좌천되었다. 그러나 다시 영중추부사가 되었으며, 1873년 대원군이 실각하고, 고종이 친정을 시작하자 영의정이 되었다.(다음백과)

* 출처; 林下筆記(임하필기) 35권. 薜茘新志(벽려신지).

* 다음블로그 돌지둥에서 인용 수정함(2021. 3.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