善竹橋(선죽교)
이개(李塏 1417~1456)/조선
繁華往事已成空(번화왕사이성공) 번화했던 지난 일도 헛되이 돼버린 채
舞館歌臺野草中(무관가대야초중) 춤추던 집과 노래하던 무대가 풀 속에 묻혔네
惟有斷橋名善竹(유유단교명선죽) 오직 남아 있는 건 잘린 다리 그 이름 선죽이라
半千王業一文忠(반천왕업일문충) 반 천년(오백 년)의 왕조 업적은 문충공 하나이네
* 감상; 사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이개(李塏)가 개성 선죽교에서 고려왕조 500년의 역사를 회고하면서,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 1337~1392)의 충절을 읊은 시이다. 번화했던 왕조의 수도 개성의 풍경들은 몰락한 왕조의 폐허로 변했다. 그야말로 성 옛터의 헛된 회포만 가슴에 서린다. 한 때 연회를 베풀고 춤을 추던 집이나, 노래하던 무대들이 모두 허물어져 잡초 속에 묻혀버렸다. 고려를 지키려다 피살되었던 정몽주의 넋이 어린 선죽교도, 한 쪽이 무너진 채 남아 있다. 정몽주를 문충공(文忠公)이라 불렀다. 단종에게 충성을 맹서하던 사육신의 입장에서는, 정몽주가 충절의 대명사로 본받고 싶은 제1의 인물이었을 것이다.
* 다음카페 통도사 반야암 오솔길(지안스님) 영축산님 인용 수정.(2013.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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