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和杜工部三韻(화두공부삼운)/동헌(명)-명시 감상 1,801

한상철 2022. 5. 28. 05:38

和杜工部三韻(화두공부삼운)-(其三)

-두보의 시에 화답한 세 운

 

    童軒(동헌/明)

正士恥多岐(정사치다기) 바른 선비는 갈래 많음을 부끄러워하고

眾人貴同調(중인귀동조) 뭇 사람들은 장단 맞춤을 귀하게 여기네

相門苟可入(상문구가입) 재상의 집에 구차하게 들어가고

拂鬚奉權要(불수봉권요) 수염을 털어주며 요직의 인물을 떠받드네

累累金印黃(루루금인황) 주렁주렁 꿰찬 황금 도장 누렇게 빛나고

徒詒賢者笑(도이현자소) 무리는 현자의 웃음을 보내네

 

 童軒(동헌/), <和杜工部三韻(화두공부삼운)> (其三)

- 多岐: 여러 갈래, 길의 갈래가 많음. 다방면(多方面). 

- 相門: 재상(宰相)의 집안. 재상이 나는 집안. 

- 拂鬚: 불수진(拂鬚塵). "남의 수염에 묻은 먼지를 털어 준다"는 뜻. 윗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거나 윗사람에게 비굴한 태도를 보임을 비유하는 말이다. 북송(北宋) 진종(眞宗) 때 중신(重臣)들의 회식 자리에서 재상(宰相) 구준(寇準)이 국을 잘못 떠 그만 수염에 국 찌꺼기가 묻고 말았다. 이때 이 모습을 본 정위(丁謂)가 재빨리 다가가 자신의 소맷자락으로 寇準의 수염에 묻은 음식 찌꺼기를 털어주었다. 이에 寇準 "참정(參政, 2)이라면 한 나라의 중신인데 상관의 수염까지 털어줄 것까지 없지 않겠소" 하고 꾸짖었다. 그러자 정위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拂鬚塵 아부아첨하는 버릇을 비유한 말로 줄여서 拂鬚라고도 한다. 송사(宋史) <구준전(寇準傳)>에 나온다. 

- 權要: 권세 있는 요직(要職). 

- 累累: 지쳐서 초라한 모양. 주렁주렁한 모양. 새끼로 잇달아 꿴 모양. 실망한 모양. 

- 金印: 관리들이 허리에 차는 화려한 인장으로 벼슬아치의 상징.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2. 5. 27)

 

* 청대(淸代) 단자해(段字海)의 <관상가관(冠上加冠)> (設色絹本, 117×57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