和杜工部三韻(화두공부삼운)-(其三)
-두보의 시에 화답한 세 운
童軒(동헌/明)
正士恥多岐(정사치다기) 바른 선비는 갈래 많음을 부끄러워하고
眾人貴同調(중인귀동조) 뭇 사람들은 장단 맞춤을 귀하게 여기네
相門苟可入(상문구가입) 재상의 집에 구차하게 들어가고
拂鬚奉權要(불수봉권요) 수염을 털어주며 요직의 인물을 떠받드네
累累金印黃(루루금인황) 주렁주렁 꿰찬 황금 도장 누렇게 빛나고
徒詒賢者笑(도이현자소) 무리는 현자의 웃음을 보내네
☞ 童軒(동헌/明), <和杜工部三韻(화두공부삼운)> (其三)
- 多岐: 여러 갈래, 길의 갈래가 많음. 다방면(多方面).
- 相門: 재상(宰相)의 집안. 재상이 나는 집안.
- 拂鬚: 불수진(拂鬚塵). "남의 수염에 묻은 먼지를 털어 준다"는 뜻. 윗사람의 환심을 사려고 아첨하거나 윗사람에게 비굴한 태도를 보임을 비유하는 말이다. 북송(北宋) 진종(眞宗) 때 중신(重臣)들의 회식 자리에서 재상(宰相) 구준(寇準)이 국을 잘못 떠 그만 수염에 국 찌꺼기가 묻고 말았다. 이때 이 모습을 본 정위(丁謂)가 재빨리 다가가 자신의 소맷자락으로 寇準의 수염에 묻은 음식 찌꺼기를 털어주었다. 이에 寇準은 "참정(參政, 종2품)이라면 한 나라의 중신인데 상관의 수염까지 털어줄 것까지 없지 않겠소" 하고 꾸짖었다. 그러자 정위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고 한다. 拂鬚塵은 아부ㆍ아첨하는 버릇을 비유한 말로 줄여서 拂鬚라고도 한다. ≪송사(宋史)≫ <구준전(寇準傳)>에 나온다.
- 權要: 권세 있는 요직(要職).
- 累累: 지쳐서 초라한 모양. 주렁주렁한 모양. 새끼로 잇달아 꿴 모양. 실망한 모양.
- 金印: 관리들이 허리에 차는 화려한 인장으로 벼슬아치의 상징.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2. 5. 27)
* 청대(淸代) 단자해(段字海)의 <관상가관(冠上加冠)> (設色絹本, 117×57cm)
'14.명시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月夜泛舟(월야범주)/왕천성(명)-명시 감상 1,803 (0) | 2022.05.30 |
---|---|
初夏省中作(초하성중작)/허균(조선)-명시 감상 1,802 (0) | 2022.05.28 |
烏孫公主(오손공주)/굴대균(명말 청초)-명시 감상 1,800 (0) | 2022.05.26 |
偶爲竹泉春雨圖兼題以句(우위죽천춘우도겸제이구)/홍력(청)-명시 감상 1,799 (0) | 2022.05.25 |
題携琴訪友圖(제휴금방우도)/등림(명)-명시 감상 1,798 (0) | 2022.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