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折劍頭(절검두)/백거이(당)-명시 감상 434

한상철 2020. 2. 21. 11:54

 折劍頭(절검두)

-부러진 칼의 머리


                       백거이(白居易)/당

 

拾得折劍頭(습득절검두) 칼 부러진 머리를 주웠는데

不知折之由(부지절지유) 부러진 사유는 알 수 없구나

一握靑蛇尾(일악청사미) 주먹만 한 게 퍼런 뱀 꼬리 같고

數寸碧峰頭(수촌벽봉두) 짧지만 푸른 산봉우리를 닮았네

疑是斬鯨鯢(의시참경예) 혹시 고래를 잘랐나

不然則蛟虬(불연칙교규) 아니면 교룡을 벴을까

缺落尼土中(결락니토중) 진흙 속에 떨어져 있기에

委棄無人收(위기무인수) 버려둔 채 줍는 사람 없구나

我有鄙介性(아유비개성) 나는 비루한 고집이 있어

好剛不好柔(호강불호유) 강직한 것은 좋고 굽히는 것 싫도다

勿輕直折劍(물경직절검) 곧아서 부러진 칼 얕보지 말라

猶勝曲全鉤(유승곡전구) 굽혀서 온전한 갈구리보다 낫도다



* 감상; 강직과 유연이란 갈등 사이에서 느끼는 백거이의 고뇌가 담겨져 있다. 그의 친구 '원진' 시인은 이 시를 보고 이렇게 답한다. "그대가 부러진 칼끝을 주웠다는 소식에 내 웅대한 포부가 되살아났네! 칼끝이라지만, 잘린 저들의 머리와 어디 비교가 되겠는가?” 자료는 2020. 2. 21 동아일보 오피니언. 거악(巨惡)에 맞선 칼<46>. 이준식의 한시 한 수에서 일부 인용함.

* 백거이는 정말 시를 잘 쓰는 분이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라는 점을 떠나, 우선 글을 쉽게 쓴다. 그는 시를 지어 놓고, 항상 옆집 할머니에게 먼저 보여준다. 그가 이해할 때 까지 퇴고에 퇴고를 수 없이 거듭한다! 얼나마 바람직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