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暮春宿光陵奉先寺(모춘숙광릉봉선사)/이단상(조선)-명시 감상 1,172

한상철 2021. 4. 19. 12:22

暮春宿光陵奉先寺(모춘숙광릉봉선사)-三首

-늦은 봄 광릉의 봉선사에 묵으며

 

      李端相(이단상)/조선

曉夢回淸磬(효몽회청경) 동틀 무렵 꿈에 맑은 경쇠소리 돌아와

空簾滿院春(공렴만원충) 빈 주렴 정원은 봄 기운 가득하구나

暗燈孤坐佛(암등고좌불) 어두운 등불에 앉은 부처는 외롭고

殘月獨歸人(잔월독귀인) 지는 달빛에 돌아 가는 사람 외롭구나

馬踏林花落(마답림화락) 말이 밟고 가니 숲의 꽃들이 떨어져

衣沾草露新(의점초로신) 옷을 적시는 잡초의 이슬이 새롭구나

前溪嗚咽水(전계오열수) 앞 시내에 목메인 강물은 흐느껴 울어

似訴客來頻(사소객래빈) 손님들 자주 오라 호소하는 것 같구나

 

客裏逢春晩(객리봉춘만) 객지에 있는 동안 늦게야 봄을 맞으니

千山花已明(천산화이명) 온 산에는 이미 꽃이 밝게 피었네

馬分芳草色(마분방초색) 말에게 나눠주는 풀빛은 아름답고

風引小溪聲(풍인소계성) 바람이 당겨 작은 계곡 소리를 내네

微雨鳥雙去(미우조쌍거) 이슬비에 새들은 서로 짝지어 가고

斜陽人獨行(사양인독행) 기우는 해에 사람은 홀로 가는구나

翛然川上醉(숙연천상취) 마음 내키는 대로 내에 올라 취하니

頓覺萬塵淸(돈각만진청) 많은 티끌이 맑아져 갑자기 깨닫게 되네

 

曉發隨殘月(효발수잔월) 동틀 무렵에 일어나 지는 달을 따르니

鷄鳴霧外村(계명무외촌) 닭이 우는 마을 밖은 안개가 자욱하네

馬停曾歇處(마정증헐처) 이전에 머무르던 처소에 말을 멈추고

草入舊燒痕(초입구효흔) 풀에 들어서니 옛날 불 태운 흔적이 있네 

亂樹初飛鳥(난수초비조) 흐트러진 나무에 새들이 날기 시작하고

空山獨掩門(공산독엄문) 빈 산에 홀로 문을 닫는구나

天台知不遠(천태지불원) 하늘의 별이 심오함을 알지 못하고

漸謝俗人喧(점사속인훤) 점점 시들어 속된 사람이 지껄이네

 

* 李端相(이단상, 1628~1669): 조선 후기의 문신 및 학자이다. 본관은 연안. 자는 幼能(유능), 호는 靜觀齋(정관재), 西湖(서호)이다. 저서로 大學集覽(대학집람), 四禮備要(사례비요), 聖賢通紀(성현통기), 정관재집이 있다.

* 제1수 제1구 제3자 回 자가 聞 자로 된 전고도 있다. 사실 聞이 시상에 더 가깝고, 의미전달이 쉽다.(한상철 주)

* 靜觀齋先生集卷之一(정관재선생집1권) 詩(시) 1682년 간행본 한국고전번역원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1994

* 다음블로그 돌지둥에서 인용 수정함(2021.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