司馬溫公帝魏(사마온공제위)
김붕열(金朋說/南宋)
春秋大義經中史(춘추대의경중사) 춘추대의는 경전 가운데의 역사인데
司馬當年失董狐(사마당년실동호) 사마온공 당대에 동호를 잃어버렸네
昭烈本爲炎漢後(소렬본위염한후) 촉한은 본래 한나라의 뒤를 잇거니
何書僣國列於吳(하서참국렬어오) 어느 책이 참국으로 오나라 축에 분류했나
☞ 김붕열(金朋說/南宋), <사마온공제위(司馬溫公帝魏)>
- 司馬溫公: 북송(北宋) 때의 정치가이자 역사학자 사마광(司馬光).
- 春秋大義: 대의명분을 밝혀 세우는 큰 의리.
- 董狐: 정론직필(正論直筆)하는 사관(史官)의 표본과 같은 인물로 동호직필(董狐直筆)ㆍ동호지필(董狐之筆) 고사의 주인공. 董狐直筆ㆍ董狐之筆은 `동호의 곧은 붓` 또는 `동호의 붓`이란 뜻으로 역사를 기록함에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써서 남기는 일을 말한다. 춘추시대 진(晉)나라 사관 董狐가 권력의 눈치를 살피거나 그에 영합하지 않고 역사를 올곧게 기술했다는 데서 유래한 말이다. 晉나라 영공(靈公)은 포악하고 무도하기 이를 데 없는 군주였다. 정경(正卿) 조순(趙盾)이 군주의 이러한 행태를 걱정하여 기회 있을 때마다 간언했다. 그러나 왕은 그런 趙盾을 못마땅하게 여겨 미워했고, 심지어 그를 죽이려 자객을 보내기도 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趙盾은 망명길에 올랐고, 마침 靈公이 조천(趙穿)에게 시해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도읍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사관인 董狐가 공식 기록에 이렇게 적었다. "조순, 군주를 죽게 하다." 趙盾은 이 사실을 알고 董狐에게 항의했다. 董狐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 공께서 임금을 직접 시해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건이 벌어졌을 때 국내에 있었고, 조정에 돌아와서도 범인을 처벌하지 않았습니다. … 공께서는 직접 시해한 자와 무엇이 다른지요."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선공이년조(宣公二年條)>에 나온다. 훗날 공자(孔子)는 이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법도대로 올바르게 기록한 동호는 훌륭한 사관이다. 법을 바로잡는 일의 중요성을 알고 오명을 그냥 뒤집어 쓴 조순 역시 훌륭한 대신이다. 다만, 국경을 넘었더라면 책임을 면할 수 있었을 텐데 유감이로다." 북송(北宋) 문인 황정견(黃庭堅)은 그의 시(詩) <王彦祖惠其祖黃州制草書其後>에서 "동호는 늘 직필했고, 급암은 중정함이 드물었다"(董狐常直筆 汲黯少居中)고 읊었다. 급암(汲黯)은 전한(前漢) 무제(武帝) 때의 인물로 성정이 엄격하고 직간을 잘하여 武帝로부터 `사직의 신하`(社稷之臣)라는 말을 들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은 그의 <급암론(汲黯論)>에서 "급암은 오로지 자신의 명성을 높이려고만 애쓰고, 충성스럽고 간곡한 정성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武帝가 汲黯을 `사직의 신하`라고 인정한데 대해서도 "그의 입을 두려워했을 뿐이요, 진심으로 인정해서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귀동호(鬼董狐) 또는 귀지동호(鬼之董狐)라는 말도 있다. `귀신 이야기의 최고 기록자`(鬼之董狐)라는 찬사의 표현이다. 동진(東晉) 때의 역사가 간보(干寶)가 유담(劉惔)에게 자신이 지은 ≪수신기(搜神記)≫에 대해 얘기하자 劉惔이 "경(卿)은 귀신이야기의 董狐라 할 만 하오"(卿可謂鬼之董狐)라고 말했다 한다. 남조유송(南朝劉宋)의 유의경(劉義慶)이 편찬한 ≪세설신어(世說新語)≫ <배조(排調)>에 나온다. ≪搜神記≫는 지괴(志怪: 육조시대의 귀신·괴이·신선에 관한 설화)의 보고(寶庫)로 여겨지는 가장 대표적인 설화집이자, 지괴소설집(志怪小說集).
- 昭烈: 촉한(蜀漢)의 시조 유비(劉備)의 시호(諡號).
- 炎漢: 한(漢) 왕조의 다른 이름. 전국시대 제(齊)나라 추연(鄒衍)은 오덕종시설(五德終始說)을 주창했다.천지개벽 이래 왕조는 오행(五行, 木火土金水)의 덕(德)에 의해 흥폐(興廢)하거나 경질(更迭)되며, 그 경질에는 일정한 순서가 있다는 것이다. 그의 五德終始說에 따르면 漢왕조는 화덕(火德)에 속하기 때문에 염한(炎漢)이라 한 것이다.
- 僭國: 정통(正統)이 아닌 나라.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1. 12. 3)
* < 홍칠감라전사마온공가훈비 ( 紅漆嵌螺鈿司馬溫公家訓碑 )> ( 長 51.5cm; 寬 6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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