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漫興(만흥)/정남수(조선)-명시 감상 1,738

한상철 2022. 4. 12. 17:01

漫興(만흥)

-느긋한 흥취

 

     정남수(鄭枏壽)/조선

窮鬼侵凌百計稽(궁귀침릉백계계) 가난 귀신이 따라다녀 온갖 계획이 쓸데없고

身嬰衰病任羸黧(신영쇠병임리려) 약한 몸에 병이 들어 더욱 파리해졌네

死生有命何須慮(사생유명하수려) 죽고 사는 거야 명이 있으니 어찌 걱정하며

榮落無常柰不齊(영락무상내부제) 영화와 몰락도 덧없거늘 어떻게 불공평하겠는가

時得濁醪還獨酌(시득탁료환독작) 때때로 막걸리가 생기면 홀로 마시고

偶思詩句倩人題(우사시구천인제) 우연히 시구가 생각나면 남에게 지어주네

平生學力終何用(평생학력종하용) 평생 배운 학문을 끝내 어디에 써 먹겠는가

惟抱丹心斷斷兮(유포단심단단혜) 오직 정성된(붉은) 마음만 변함없이 품고 살아간다오  (번역 한상철)

 

稽:상고할 계. 嬰:어린아이 영. 羸:여윌 리. 黧:검을 려(여), 柰:어찌, 능금나무 내. 醪:막걸리 료. 倩:남자의 미칭 천, 사위 청.

* 정남수(鄭枏壽, 생몰 미상); 字는 자구(子久)이고, 호는 행림(杏林), 행촌(杏村)이다. 1636년에 소현세자(昭顯世子)와 鳳林大君(봉림대군)을 따라 청나라 심양까지 잡혀갔다. 그가 엮었다는 행림시고(杏林詩稿)를 남겼지만, 전하지 않는다. 주석 자료는 다음카페 학전서당에서 인용 수정.(2012. 1. 2)

* 六家雜詠에서. 제4구 번역에 오류가 더러 있다.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2. 4.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