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사진

수락추운(水落秋韻)/득음(得音)한 사내~김학철

한상철 2011. 10. 15. 09:59

2011. 10.10 (쌍십절) (월) 오전 10시 경, 평생 지기(知己)와 모처럼 수락산 산행을 한다. 들머리에서 매월정(梅月亭) 까지만 갔다 되돌아 왔으니, 왕복 2km 쯤의 산보 수준으로 보면 되겠다. 1965년도 국민은행 공개채용 초급행원 입행동기(정규 2기, 상고)로, 47년이 다 되어가는 벗 사이다. 당시 청운(靑雲)의 꿈을 안고, 사회 때가 전혀 묻지 아니 한, 순수한 상태에서 직장에 첫발을 내디뎠다. 국민은행 창립초기의 공신임에도 불구하고, 1998년 환란을 겪으면서 지점장의 신분이기에, "후진을 위하라!" 라는 견강부회(牽强附會)같은 명목으로, 모두 본의 아니게 중도에 퇴진한 시련을 경험했다. 세월이 변해 이제 60대 중반 이상의 희끗희끗한 초로(初老)로 변했다. 그 당시 전국 상업고등학교에서 2학년 부터 3학년 까지, 전체 성적 평균 80점 이상 얻은 학생을, 학교장이 추천해 응시한, 입행시험에서 약 18;1의 경쟁을 뚫고 모두 29명이 합격했으나, 중도 퇴직, 타계, 주소 불명, 지방 및 해외거주 등으로 현재 수도권에 16명만 산다.

 

 

매월정에 쉬고 있는 한 등산객에게, 촬영을 부탁했다.젊은 시절에는 모두 소위 '남자기생'으로 불릴 정도로 인물들이 좋았고, 나름대로 한가락 씩 한 사람들이었는데, 이제 볼품 없는 중년으로 시들어져 버렸다. 왼쪽이 필자, 외람되게 자화자찬(自畵自讚)같지만, 한 때(2000년도)는 유럽최고봉 '엘부르즈'와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도 등정(登頂)한 열렬한 산꾼이었으나, 지금은 몸이 좋지 않아 짧은 산책길에도, 꽁무니를 슬슬 빼는 촌닭 신세로 전락(轉落)하고 말았다.  

 

 

매월정 현판 글씨(도정 씀)가 마치 수락산의 기상을 닮았다. 안쪽 처마 밑으로 유명 문장가와 서법가들이, 이 곳 수락산과 노원(갈대마을)을 상찬(賞讚)한 작은 편액들이 걸려있다.

 

 

선초(鮮初) 제1의 사장파(辭章派- 순수 예술을 위한 본연의 시)시인으로,  생육신(生六臣) 중의 한 분인 매월당 김시습의 시. 압운(押韻) 歸(귀). 磯(기). 飛(비). 暉(휘) 네 글자가 아름다운 명시다.

 

 

뛰어난 선비답게 시어를 잘 구사했다.(칠언율시)

 

 

하산 도중, 영화배우 김학철 씨와 조우(遭遇)했다. 우리와의 사진 촬영요청에 흔쾌히 응한다. 그는"산에서 소리의 영감을 얻고, 그 기를 받아 출연하면, 그 때마다 각기 다른 소리로 시청자의 호감을 산다"라며, 산에 대한 예찬(禮讚)이 대단하다. 다소 냉철한 화면 인상과 달리, 친절하고 예의 바른 편이다.

 

 

처음에는 혼자 찍히는 걸 사양할 듯 하더니, 천연덕스럽게 촬영에 응해주니 기분 좋네! 수상기 화면에 나오는 것보다 더 멋있네? 김학철 아저씨! 아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