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夜起(야기)/ 황준헌(청)-명시 감상 214

한상철 2016. 9. 25. 07:12

夜起(야기)

-밤에 일어나

                                           黃遵憲(황준헌)/청(1848~1905)

 

千聲簷鐵百淋鈴(천성첨철백림령) : 쇠처마끝 수없는 소리는 쇠방울 소리
雨橫風狂暫一停(우횡풍광잠일정) : 몰아치는 비 미친 바람도 잠시 멎었네
正望鷄鳴天下白(정망계명천하백) : 닭 울자 천하가 밝아지기 바야흐르 바랐는데
又驚鵝擊海東靑(우경아격해동청) : 거위가 송골매를 쳐다보니(마주 대하니) 다시 또 놀랐네
沈陰曀曀何多日(침음에에하다일) : 구름 끼어 어둑한 날이 어찌 그리도 많은지
殘月暉暉尙幾星(잔월휘휘상기성) : 반짝이는 그믐달 아직도 몇 개의 별이 있는가
斗室蒼茫吾獨立(두실창망오독립) : 우두커니 좁은 방에서 나 홀로 서있나니
萬家酣夢幾人醒(만가감몽기인성) : 온 세상은 단꿈 속인데 몇 사람이나 깨어있나             (번역 한상철)

 

 

* 열강의 제국주의로 혼란스러운 청말 때, 국제정세를 읊은 시다. 시국을 제대로 보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 (필자 주).

* 주일 청국 공사관 참찬관으로 있을 때, 수신사로 일본간 조선의 김홍집게 '러시아의 침략을 막기 위해서는, '조선이 중국,일본, 미국 등과 협상을 맺어야 한다'는 내용이 적힌 《조선책략(朝鮮策略)》을 주었다. 1882년 한·미 조약을 체결할 때, 이홍장의 명령으로 조약문을 기초하였다. 그 후 벼슬이 호남 안찰사에까지 이르렀다(위키 백과). 당시 조선으로 봐서는 고마운 조력가였다. 한편 고향인 광동성 가응(嘉應)에서 일반인들의 대화를 주의 깊게 듣고, 새로운 문체를 창조하여 그것을 시에 재현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나아가 민요의 어투와 리듬을 모방하여 자신의 시 가운데 용해시켜, 중국 시문학의 새 장을 열었다. 1897년 후난 성[湖南省] 안찰사 대리가 되었을 때는, 성 정부에 신정을 도입하는 등, 사회개혁에도 힘썼다.(백과사전 편찬위원회 발췌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