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 살 같은 범선(帆船)
낙남맥 만경창파 돛단배 두리둥실
일백 근 이내 몸을 흰 돛대에 기댄 채
살같이 빠른 세월로 하늬바람 뒤쫓네
* 여항산(艅航山 770m); 경남 창원 함안, 낙남정맥. 암봉미가 뛰어난 명산이다. 마치 범선에 흰 돛을 높이 단 듯, 단연 발군이다. 남쪽이 험준하고 북쪽이 완만한 남고북저(南高北低) 형이다. 지명은 1588년(선조 16) 함주(함안 옛 이름) 도호부로 부임한 정구(鄭逑 1543~1620)가, 이 지형은 풍수 지리적으로 반역의 기가 있으므로, 그 남쪽은 ‘낮아서 배가 넘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배 여(艅), 배 항(航)자를 써서 이름 붙였다고 전한다. 또한 옛날 천지가 개벽할 때, 물이 산꼭대기까지 차올라 정상에 각(곽) 하나를 놓을 자리만큼만 남았다는 데서, 각데미산, 곽데미산, 각디미산, 각대미라 부르기도 한다. 일명 갓을 쓴 사람이 요강에 오줌을 누는 형상이라, ‘요강산’이라고도 부른다. 산 동쪽 아래에 형성된 '봉성저수지'가 오줌을 눈 흔적이라 전해진다.(디지털 창원문화대전 발췌 수정). 한편 지세가 남북 양쪽으로 갈라진 것이, 중국 파촉(巴蜀)과 흡사하다는 뜻에서, 파산(巴山)이라 부르기도 했다.
* 필자의 몸무게는 60 kg(100근)이다.
* 하늬바람; 서풍(뱃사람 말). 우리는 마루금을 따라 서진하므로, 그렇게 부르며, 나이가 들어가는 인생은 어차피 황혼이 깃드는 서쪽으로 가기 마련이다...
* 졸저 산악시조 제1집 「산중문답」 119면. 2001. 6. 10 발행. (주)도서출판 삶과꿈.
'2.산중문답·산악시조 제1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94. 벼 물결 (0) | 2017.10.21 |
---|---|
93. 숨겨둔 보물 (0) | 2017.10.20 |
91. 소요유 (0) | 2017.10.18 |
90. 안빈낙도 (0) | 2017.10.17 |
89. 옛 시절이 그리워 (0) | 2017.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