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相思怨(상사원)/이계란(당)-명시 감상 984

한상철 2021. 2. 2. 07:46

相思怨(상사원)

-그리워 하는 원망

 

    이계란(李季蘭, 또는 李治, 생몰년 모름)/당

人道海水深(인도해수심) 바닷물 깊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不抵相思半(부저상사반) 내 그리움에 절반도 못 미쳐요
海水尙有涯(해수상유애) 바닷물은 그래도 끝이 있지만

相思渺無畔(상사묘무반) 이 내 사랑 아득하여 가없다오
携琴上高樓(휴금상고루) 거문고 안고 높은 누각에 오르니

樓虛月華滿(루허월화만) 다락은 비어 있고 달빛만 가득하여
彈著相思曲(탄저상사곡) 그리움의 노래 한 곡조 타노라니

絃腸一時斷(현장일시단) 거문고 줄과 애간장 한순간에 끊어지네


* 감상; 교연스님은 절친한 친구 차성(茶聖) 육우(陸羽)의 소개로 이계란과 시우(詩友)가 되었다. 만남이 잦아지자, 이계란은 교연에게 위 '상사원'을 읊어 사모의 정을 적나라라하게 밝혀 보였다. 이에 교연은 다음과 같이 화답했다.


天女來相試(천녀래상시) 아름다운 선녀께서 나를 떠 보고자

將花欲染衣(장화욕염의) 꽃으로 나의 의상을 물들이려 하네
禪心竟不起(선심경부기) 불자의 선심은 움직일 수 없사오니

還捧舊花歸(환봉구화기) 그대가 가져 왔던 꽃을 돌려 드리오

* 서유기의 주인공 당승처럼 교연스님의 선심(禪心 )은 요지부동이라, 여도사 이계란도 여아국 국왕처럼 이렇게 개탄했다. 이계란 또한 당시 4대 여재인(女才人, 여류시인)의 한 사람 아니든가?

禪心已如沾泥絮(선심이여점니서) 선심은 진흙 묻은 솜과 같이 무거워
不隨東風任意飛(부수동풍임의비) 동풍에도 이리저리 날리지 않는구나

* 이계란은 마주하고 앉아 있는 교연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가슴이 쓰라려 오면서도 점점 돋보이는 것이었다. 이리하여 여도사 이계란은 스님 교연에 대한 애모의 정을 가슴깊이 묻어두고, 한생을 살겠다고 작심했다.

 

[출처] 여 도사의 한 스님에 대한 짝사랑 이야기|작성자 piaozongxi 네이버블로그 망우강초립동 인용 수정(2017. 5.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