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送梓州李使君(송재주이사군)/왕유(당)-명시 감상 1,185

한상철 2021. 4. 25. 16:24

送梓州李使君(송재주이사군)

-재주로 가는 이사군을 보내며

 

   王維(왕유)

萬壑樹參天(만학수삼천) 골짜기마다 하늘 높이 나무들이 솟아 있고

千山響杜鵑(천산향두견) 이 산 저 산(많은 산) 두견새가 구슬프게 울더니

山中一夜雨(산중일야우) 산 중 밤에는 쉬지 않고 비가 내려

樹杪百重泉(수초백중천) 나무 끝에서 수백 개의 샘물이 쏟아지네

漢女輸橦布(한녀수동포) 한수 여인은 힘들게 짠 베를 세금으로 바치고

巴人訟芋田(파인송우전) 파군 사람은 토란밭 송사 그칠 날 없을 테니

文翁翻敎授(문옹번교수) 관학을 일으킨 문옹처럼 백성들을 살펴야지

不敢依先賢(부감의선현) 옛사람들의 업적에 얹혀 편히 가지 말게나

 

▶ 梓州(재주): 지명. ‘東川으로 쓴 자료도 있다.

▶ 杜鵑(두견): 새 이름. 두우杜宇라고 하기도 하고 자규子規라고도 한다.

▶ 漢女(한녀): 한수漢水 주변에 사는 여인이라는 뜻이겠지만, 제목에 들어 있는 梓州란 지명을 감안하여 장강長江의 지류 가릉강嘉陵江을 가리키는 것으로 새겨 읽었다.

▶ 橦布(동포): 목면나무라고도 하는 동목橦木의 꽃으로 짠 베를 가리키는데, 당시 재주梓州의 특산물이었다.

▶ 巴(): 지명(현재의 쓰촨四川 중경重慶)

▶ 芋(): 토란. 촉蜀에서 많이 나던 것으로 당시에는 식량으로 사용되었다.

* ‘李使君은 동천절도사와 수주자사를 지낸 이숙명李叔明을 가리키는데, 이 시는 그가 재주자사梓州刺史로 부임하기 위해 장안을 떠날 때 쓴 것이다.

* 문옹文翁은 한경제漢景帝 때 촉군蜀郡 태수를 지낸 인물로, 관학官學을 개혁하여 인재를 양성하고, 선정을 베풀어 많은 치적을 쌓았는데, 시문 중의 과 통해 개혁을 의미한다.

* 제8구의 不敢에 대해서는 그대로 읽어야 한다거나, 敢不로 바꿔 읽어야 한다거나, 심지어는 不可解라는 등의 여러 가지 견해가 있지만, 여기서는 다섯 글자 속에 미처 다 담아내지 못한 시인의 생각을 감안하여 읽었다. 조금 길게 풀어보자면, 아래와 같은 뜻이 될 것이다.

"한경제 때 교육제도를 바꾼 문옹처럼 백성들을 보살피기 바라니(文翁翻敎授)

선인들의 업적에 기대 하는 일 없이 빈둥거리지 않기 바라오(不敢依先賢)"

 

[출처] 왕유 - 송재주이사군|작성자 들돌 네이버 블로그 인용 수정(2018.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