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田家晩春(전가만춘)/정약용(조선)-명시 감상 1,253

한상철 2021. 6. 1. 16:21

田家晩春(전가만춘)   

-농가의 늦은 봄

 

     丁若鏞(정약용)/조선

雨歇陂池勒小涼(우헐피지륵소량) 비가 그치며 연뭇 둑을 조금 서늘하게 다스리니
楝花風定日初長(연화풍정일초장) 멀구슬꽃 바람 그치자 해는 비로소 길어진다네
麥芒一夜都抽了(맥망일야도추료) 하룻밤 사이 보리 까끄라기 모두 거두길 마치면 
減却平原草綠光(감각평원초록광) 평평한 들판 잡초는 푸른 빛이 도리어 줄어드네 


泥水漪紋漾碧靴(니수의문양벽화) 진흙 섞인 강물은 잔 물결 일어 푸른 신발에 넘치고
?槹閒臥井邊莎(길고한와정변사) 두레박은 우물 모퉁이 잔디에 한가히 누웠구나
西隣黃犢春來健(서린황독춘래건) 서쪽 이웃의 누런 송아지가 봄이 들자 튼튼해져
新服平畦八齒耙(신복평휴팔치파) 새로 멍에로 밭두렁 고르고 나란히 써레질하네 


荊桑芽吐魯桑舒(형상아토노상서) 열매(오디) 뽕은 싹이 드러나고 여느 뽕은 잎을 펴고 
螘子纖纖出殼初(의자섬섬출곡초) 잘고 가냘픈 누에 새끼 껍질 벗고 나오는구나 
從此女紅爭日夜(종차여공쟁일야) 이로부터 아낙네들 길쌈하느라 밤 낮 다투고 
小姑朝起廢粧梳(소고조기폐장소) 작은 시누이는 일찍 일어나 머리도 못 빗는다네 

 

* 연화풍: 음력 3월 淸明[청명]과 立夏[입하] 사이의 절기에 해당하는, 穀雨[곡우] 절기에 부는 맨 뒤의 花信風[화신풍]이라 한다. 東皐雜錄[동고잡록). 초봄부터 여름까지 5일에 한번 씩 새로운 꽃이 피는 것을 알려주는 바람을 番風[번풍]이라 하며, 이를 ‘꽃소식을 알리는 바람’이라 하여, 花信風[화신풍]이라 한다. 이 중에서 梅花風[매화풍]이 가장 이르고, 연화풍이 가장 늦다..

麥芒[맥망] : 밀, 보리의 까끄라기.

荊桑[형상] : 뽕나무의 일종으로 오디가 많이 열린다 한다.

魯桑[노상] : 뽕나뭇과에 속한 낙엽 활엽 관목 또는 교목.

女紅[여공] : 예전에, 부녀자들이 하던 길쌈질. 女功之事[여공지사].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詩集 卷四[시집 4권)

* 다음블로그 돌지둥에서 인용 수정.(2021.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