絶命詩(절명시)-四首
-목숨을 끊으며 지은 시
황현(黃玹)/선말
第一首
亂離滾到白頭年(란리곤도백두년) 난리를 겪다 보니 머리가 하얗게 세었구나
幾合捐生却末然(기합연생각미연) 몇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다 이루지 못했도다
今日眞成無可奈(금일진성무가나) 오늘날 참으로 어찌할 수 없고 보니
輝輝風燭照蒼天(휘휘풍촉조창천) 가물거리는 촛불이 푸른 하늘에 비치는구나
第二首
妖氣掩翳帝星移(요기엄예제성이) 요망한 기운에 가려져 황제의 별이 옮겨지고
九闕沈沈晝漏遲(구궐침침주지지) 구중궁궐은 침침하여 낮이 새고 더디구나
詔勅從今無復有(조칙종금무부유) 이제부터는 조칙(어명)조차 다시 받을 길이 없으니
琳琅一紙淚千絲(림랑일지루천사) 구슬 같은 눈물이 종이 위 천 가닥으로 흐르네
第三首
鳥獸哀鳴海岳嚬(조수애명해악빈) 나는 새와 들짐승도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찡그리니
槿花世界已沈淪(근화세계이침륜) 무궁화 세상은 이미 잠기고 빠져버렸구나
秋燈掩卷懷千古(추등엄권회천고) 가을 등잔 아래 책 덮고 흘러간 긴 역사 생각하니
難作人間識字人(난작인간식자인) 인간 세상에서 글 아는 자 되기가 정말로 어렵네
第四首
曾無支廈半椽功(증무지하반연공) 내 일찍이 나라 위해 서까래 하나 놓은 공도 없었고
只是成仁不是忠(지시성인부시충) 나의 죽음은 겨우 어짐만을 이룰 뿐 충성을 이루진 못했어라
止竟僅能追尹穀(지경근능추윤곡) 이제 겨우 윤곡을 따라 죽음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
當時愧不躡陳東(당시괴부섭진동) 그 때의 진동을 잇지(나라를 위하지) 못함이 부끄럽구나 (독음과 번역 한상철)
* 윤곡; 중국 송나라 진사로, 몽골 침입 때 가족이 모두 몰살당하자 따라서 자살을 한 선비.
* 진동; 중국 송나라 선비로, 국가의 기강을 세우는 상소를 하고 황제의 노여움을 사서 억울하게 죽음.
* 다음카페 박상원 한의원 박상원님에서 인용 수정(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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