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新雪(신설)/이언적(조선)-명시 감상 1,505

한상철 2021. 10. 3. 21:38

新雪(신설)

-새로 온 눈

 

        李彦迪(이언적)/조선 

新雪今朝忽滿地(신설금조홀만지) 새 눈이 오늘 아침 갑자기 땅에 가득하니

況然坐我水精宮(황연좌아수정궁) 황홀해 넋을 잃어 나는 수정궁에 앉은 듯 하네

柴門誰作剡溪訪(시문수작섬계방) 사립문에는 그 누가 섬계를 찾은 것처럼 하려나

獨對前山歲暮松(독대전산세모송) 홀로 앞산의 세밑 소나무를 마주 대하네  (번역 한상철)

 

* 제3구 '섬계방' 해설; 진의 서성 왕희지(王羲之)의 다섯째 아들인 왕휘지(王徽之)에 얽힌 고사이다. '왕휘지'가 함박눈이 펄펄 내리는 어느 날 밤, 갑자기 자신이 거주하던 산음에서, 먼 섬계(剡溪)에 살고 있던 친구인 동진의 문인화가 대규(戴逵)가 그리워서 배를 타고 그를 찾아갔다. 그러나 밤새 배를 저어 정작 친구의 집 앞에 이르자, 배를 돌려 돌아왔다. 다른 사람이 그 까닭을 물었고, 그의 답변은 인구에 널리 회자되고 있다. "원래 흥을 타서 왔다가, 흥이 다해서 돌아가는 것이니,(乘興而來 盡興而反) 어찌 꼭 친구를 볼 필요가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