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江畔獨步尋花七絕句(강반독보심화칠절구)/두보(당)-명시 감상 2,157

한상철 2023. 4. 4. 09:58

江畔獨步尋花七絕句(강반독보심화칠절구)

-강가에서 홀로 걸으며 꽃을 찾아다니다(1~7수)

 

        杜甫(두보)/당

1.

江上被花惱不徹(강상피화뇌불철) 강 위는 온통 꽃에 덮혀 어찌할 바 모르겠고

無處告訴只顛狂(무처고소지전광) 이 소식 알릴 곳 없으니 그저 미칠 것 같네

走覓南鄰愛酒伴(주멱남린애주반) 서둘러 남쪽 마을 술친구를 찾아갔더니

經旬出飲獨空床(경순출음독공상) 열흘 전 술 마시러 나가고 침상만 홀로 비어있네

 

2.

稠花亂蕊畏江濱(조화란예외강빈) 많은 꽃들이 어지럽게 핀 강가에서

行步欹危實怕春(행보의위실파춘) 비틀거리고 다니며 실로 봄을 아쉬워하네

詩酒尚堪驅使在(시주상감구사재) 시와 술은 아직까지 능숙하게 할 수 있으니

未須料理白頭人(미수료리백두인) 백발의 늙은이라 돌봐 줄 필요는 없다네

 

3.

江深竹靜兩三家(강심죽정량삼가) 강은 깊고 대숲 고요한 곳에 집이 두어 채 있고

多事紅花映白花(다사홍화영백화) 성가시도록 붉은 꽃은 흰 꽃 위를 비추네

報答春光知有處(보답춘광지유처) 봄 경치에 보답하는 처사를 알고 있으니

應須美酒送生涯(응수미주송생애) 응당 좋은 술 마시며 일생을 보내는 것이라네

 

4.

東望少城花滿煙(동망소성화만연) 동쪽 작은 성 바라보니 꽃들이 안개 낀 듯 만발하고

百花高樓更可憐(백화고루갱가련) 온갖 꽃 핀 높은 누각은 더욱 아름답구나

誰能載酒開金盞(수능재주개금잔) 그 누가 술자리 마련해 금잔을 열개 하고

喚取佳人舞繡筵(환취가인무수연) 미인을 불러 화려한 술잔치에서 춤추게 하겠는가

 

5.

黃師塔前江水東(황사탑전강수동) 황사탑 앞 강물은 동쪽으로 흐르고

春光懶困倚微風(춘광라곤의미풍) 봄볕에 나른해지니 미풍에 잠시 기대 보네

桃花一簇開無主(도화일족개무주) 한 떨기 복숭아꽃은 주인 없이 피었는데

可愛深紅愛淺紅(가애심홍애천홍) 짙고 옅은 붉은 꽃도 모두 사랑스럽구나

 

6.

黄四娘家花满蹊(황사랑가화만혜) 황씨 넷째 딸네 집 골목길 꽃이 만발하여

千朵万朵壓枝低(천타만타압지저) 천 송이 만 송이로 가지가 휘어졌네

留連戲蝶時時舞(유련희접시시무) 쫓고 쫓으며 노는 나비는 때때로 춤을 추고

自在嬌鶯恰恰啼(자재교앵흡흡제) 거침 없는 예쁜 꾀꼬리도 때마춰 지저귀네

쁜 꾀꼬리 제멋대로 노래하네.

7.

不是愛花即肯死(불시애화즉긍사) 꽃을 사랑해도 죽을 만큼 사랑하지는 않고

只恐花盡老相催(지공화진로상최) 단지 꽃이 지면 늙음을 재촉할까 두렵다네

繁枝容易紛紛落(번지용이분분락) 무성한 가지는 쉴 새 없이 지는 것이 쉬운지라

嫩葉商量細細開(눈엽상량세세개) 어린 꽃봉오리만 흥정하듯 느릿느릿 피어나네 (번역 한상철)

* 감상;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 227권에 실려 있으며, 당(唐) 숙종(肅宗) 상원(上元) 2년(761년) 봄에 두보가 성도(成都) 완화계(浣花溪)에 모옥(茅屋)을 짓고 거처하였을 때 (두보의 나이 50세) 지은 시다. <江畔獨步尋花七絕句(강반독보심화칠절구)>의 제목으로 7수가 실려 있다.

제6수는 강반독보심화(江畔獨步尋花)라는 제목으로 따로 실려져 있는 판본도 있다. 봄날 완화계에 머물면서 강변을 거닐며, 봄 경치에 만끽하는 모습을 읊었다.

7수 중, 제 7수에서는 꽃이 무성히 핀 봄날 꽃들이 지고 나면, 봄날처럼 자신도 늙어 없어짐을 안타까워하며 꽃이 지는 모습이 두려워, 어린 봉오리들을 자신에 비유하여 늦장을 피우라 하며, 봄이 쉽게 가지 말 것을 부탁하는 모습을 읊었다.

* 네이버 블로그 swings81 님 인용 수정.(2022. 4. 10)

 

 

* 모데미풀꽃. 사진 우향 박경하 밴드 제공(2023.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