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묘적사(妙寂寺)의 땡중
오수(午睡)를 즐기려나 요사채 기댄 중아
목탁은 어디 두고 바리때만 나뒹구나
어거지 탁발(托鉢)을 마라 장길산(張吉山)이 웃겠다
* 백봉(柏峰 589m); 경기도 남양주시. 정상에 삼각점이 있고, 마치 주발(바리때)을 엎어놓은 듯하다. 옛절 묘적사를 품고 있다.
* 땡중은 어쩌면 우리 자신일지도 모른다. 장길산은 황석영 씨가 쓴 장편소설의 주인공으로 조선시대의 어느 도적 이름이고, 묘적사는 張吉山의 무대였다. 근처에 잣나무가 울창하여 붙여진 이름이나, 산 정상에는 억새가 많다. 묘적사 요사채(寮舍寀-스님들이 기거하는 곳)의 통나무 기둥은 자연미가 있어, 그 울퉁불퉁한 모습은 마치 땡추가 낮잠을 자는 듯하다.
* 졸저 산악시조 제2집 『山窓』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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