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엘부르즈 봉의 환희-선시 (2018. 1. 21)
피켈을 잘 찍었나 천운(天運)이 따랐느냐
숨었던 해님마저 꼭대기서 방긋 웃나
섬찟한 산신(山神) 놀음에 고혼(孤魂) 될 뻔 했느니
* 엘부르즈(Elburz 5,642m); 러시아 카프카스 산맥에 있는 산으로, 유럽 최고봉이다. 2000. 7. 18~7. 28 10박 11일간 원정등반을 성공리에 마쳤다. 정상 거의 오를 무렵 설사면(雪斜面)을 건너뛰다, 10cm 가량 미끄러져 하마터면 천길만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뻔했다. 다행히 꼭 쥐고 있던 아이스 피켈이 제동(制動)을 잘 걸어줘 무척 고마웠다. 등골이 오싹하면서도, 한편 엘부르즈 산신이 “너는 아직도 할 일이 남아 있으니 살려 준다” 싶어,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를 축복이나 해주듯 정상에 도착하니, 줄곧 구름에 가렸던 해가 잠시 얼굴을 내밀며 방긋 웃는다.
* 졸저 세계산악시조 제1집 『山情萬里』 제70번 ‘유럽을 아우르고’ 시조(제89쪽)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제531쪽.
* 아름다운 엘부르즈 봉. 사진 다음카페 부산초등학교22회동창회. 앨범1 노형순 님 제공(2008.9. 4 게재)
왼편 오소리 머리같이 생긴 봉우리가 주봉(서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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