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自悼(자도)/설령지(당)-명시 감상 388

한상철 2019. 12. 24. 15:55

自悼(자도)

-스스로 서러워 함


            薛令之(설령지, 683~756)/당


朝日上團團(조일상단단) 아침 해 둥글게 떠올라

照見先生盤(조견선생반) 선비의 밥상을 비추네  

盤中何所有(반중하소유) 밥상에 무엇이 올랐나

苜蓿長欄干(목숙장란간) 목숙 나물만 가득하구나    (목숙; 거친 나물)

飯澁匙難綰(반삽시난관) 밥은 까칠하여 숟가락에 걸리지 않고

羹稀箸易寬(갱희저이관) 국은 희멀거니 젓가락을 놓치기 십상이네   

只可謀朝夕(지가모석조) 잠깐이야 이렇게 살 수 있지만 

何由保歲寒(하유보세한) 어떻게 추운 연말을 버텨 낸다오   (번역 한상철)

  

* 당 현종 화답시

啄木嘴距長(탁목취거장) 딱따구리는 부리가 길고   

鳳凰毛羽短(봉황모우단) 봉황은 날개가 짧으니  

若嫌松桂寒(약혐송계한) 만약 추위를 견디는 소나무 계수나무가 싫다면

任逐桑榆暖(임축상유난) 따뜻함 좋아하는 뽕나무 느릅나무 따라가도 좋으리  


* 출처; 古今事文類聚 後集 卷39 技藝部 談命者 題詩坐窮  

* 감상; 설령지(薛令之)밥상에는 늘 목숙만 뒹구네盤中苜蓿長欄라는 시구를 보고, 당의 현종은 “추위를 견디는 소나무 계수나무가 싫다면 따뜻함 좋아하는 뽕나무 느릅나무 따라가도 좋으리若嫌松桂寒 任逐桑榆暖라고 비꼬아, 설령지가 이 시를 보고는 마침내 병을 핑계로 사임하고 돌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