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元日書懷(원일서회)/정약용(조선)-명시 감상 914

한상철 2021. 1. 2. 17:11

元日書懷(원일서회)

-설날의 회포를 쓰다(庚午在茶山경오재다산 1810년 다산에서)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조선

天末流光疾苦馳(천말류광질고치) 하늘 끝에 흐르는 세월에 병이 쫓아와 괴로운데

年年春色到如期(년년춘색도여기) 해마다 봄 빛은 약속을 한듯 이르는구나

朝盤未薄三三菲(조반미박삼삼비) 아침 쟁반에 아홉 가지 나물 맛 없지 아니하고  *(필자 보완)

暮齒今齊七七蓍(모치금제칠칠시) 이가 늙어도 지금 가지런해 마흔 아홉을 나타내네  *(필자 보완)

支父幽憂誰共語(지보유우시공어) 지보의 깊은 질병을 누구와 함께 이야기 하나

堯夫安樂世難知(요부안락세난지) 요부는 편안히 즐기며 세상의 어려움 알았다네

一溪氷雪寒山裏(일계빙설한산리) 모든 시내가 얼고 눈이 내려 산 속은 차가운데

只管紅梅早晚枝(지관홍매조만지) 다만 붉은 매화꽃 가지를 아침 저녁 관리하네

 

* 七七蓍(칠칠시) : 톱풀 蓍(시)는 著(저)로 보이는데, 운을 맞추려니 蓍(시)로 풀이합니다.

* 支父(지보) : 옛날 현자의 이름. 莊子장자 讓王양왕에 “요 임금이 子州支父자주지보에게 천하를 물려주려고 하니, 자주지보가 ‘나를 天子로 삼으려고 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남 모르는 병을 앓고 있어, 그 병을 치료중이기 때문에 천하를 맡아 다스릴 여가가 없소." 하였다고 함. 高士傳(고사전).

* 堯夫(요부) : 宋 나라의 학자, 邵雍(소옹)의 자, 호는 康節강절이다. 遺逸(유일)로 추천을 받아 관직에 제수되었으나, 불고(不顧)하고, 蘇門山(소문산)에서 독서에만 심취하여, 거소를 安樂窩(안락와)라하고, 자호를 安樂先生(안락선생)이라 하였음. 宋史 卷427(송사427권).

 

養疾山阿側(양질산아측) 산과 언덕 곁에서 질병만 기르니

蕭然一草堂(소연일초당) 하나뿐인 초가 집은 쓸쓸하구나

藥爐留宿火(약화류숙화) 약 화로에는 묵은 불씨가 머물고

書帙補新裝(서권보신장) 책과 서류는 새로 꾸며 기웠다네

愛雪愁仍渙(애설수잉환) 눈을 즐기니 거듭 시름 풀리지만

憐松悶不長(연송민부장) 불쌍한 솔 자라지 못해 번민하네

玆丘可終老(자구가종로) 이 언덕에서 가히 늙어 마치려하니

何必丐還鄕(하필언환향) 어찌 꼭 고향에 돌아 가기를 빌까

 

* 與猶堂全書(여유당전서) 第一集詩文集第五卷(제일집시문집제5권) 詩集시집 丁若鏞(정약용, 1762~1836)

* 지인의 다음블로그 돌지둥(송석주)님에서 인용 수정.(2021. 1. 2). 정약용 시 제3, 4구 보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