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은 수상해도, 봄은 어김없이 온다!
2021. 3. 6(토) 10; 300~필자가 초빙해 대구상고 동기 김기오, 장근화 학형과 함께 도봉산 다락능선을 오르다. 나는 10여년 만에 이 길을 가는 셈이다. 내려올 때 냉골계곡의 물은 참 맑다. 인간 세상은 혼탁해도, 자연은 청정(淸淨)이 본연이기에,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스스로 정화하며 흐른다. 어제 경칩이라 날씨가 풀려서 그런지, 모처럼 산에도 인파가 넘실거린다...
1. 10 :30 전철 제1호선 제2번 출구에서 회동.
2. 10: 40 다락능선 산행 개시. 은석암 500m 앞에서 왼쪽으로 틀어 냉골계곡으로 하산하다.
3. 12: 00경 중간 냉골 물레방아 약수터 아래, '녹야원' 근처 바위, 실폭에서 휴게(休憩) 때, 과일 안주로 막걸리 1병 마심.
4. 12: 30 하산 후, 섬진강식당에서 추어탕으로 점심. 뒷 좌석에 김기오 학형 지인(7년 후배라 함)인, 이수룡(李壽龍, 同令 婦人) 씨와 조우하다. 끝날 쯤 합석해 잠깐 수인사 나누다(오늘 우리 자리 식대 42,000원 찬조). 사람의 인연이란 참으로 묘하다. 하필 그 장소, 그 시각에?
* 이수룡 씨 간개; 경북 구미 출신. 대구공고 졸업. 영남대 법학과 졸업. 중소기업은행 감사 역임. 현재 중앙대학교 연구소 근무.(68~69세로 추정)
5. 밑 단골인 에디야 커피점에서 커피 마심.
6. 도보로 당 아파트 앞 한양기원(한사랑의원 3층)까지 걸어가, 3인이 신춘대국(新春對局)을 펼치다. 두 사람 모두 필자보다 2~3점 아래 치수(置數)이나, 절친한 벗 사이라 승부를 초월해서 둠. 필자 5승 1패.
* 오늘은 사진을 찍지 못했다.
* 졸작 시조 한 수 올린다.
2. 선인노송(仙人老松)-도봉산10경 중 제 2경
빛나는 흰 옥(白玉)그림 고송(孤松)은 미점(米點)으로
도포를 벗은 신선(神仙) 쑥뜸 향 펴오르니
산돌(山乭)아 그 단전(丹田)에다 동아줄을 걸지 마
* 선인봉(仙人峰 708m)이야말로 도봉산의 얼굴이자,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주봉(主峰)인 자운봉의 체면 때문에 제2경으로 돌렸지만, 실질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바위봉우리다. 흰 화강암이 병풍처럼 펼쳐져 천하기관(天下奇觀)이다. 보는 방향과 철에 따라 천변만화(千變萬化)한다. 앞에서 보면 마치 신선이 도복을 입고 서있는 모습이다, 배꼽에 노송 한 그루가 자라고 있는데. 선인봉도 이게 없으면, “앙금 없는 찐빵”과 같다. 고송 옆으로 대표적인 바위길 ‘표범길’과 ‘박쥐길’이 나있다. 종전에는 암벽등반 하강(下降)시 나무에다 직접 로프를 걸었으나, 훼손을 우려하여 그 옆에 고정 하켄을 박아, 등반가들이 보호에 앞서고 있다. 바위를 즐기는 꾼들의 모습조차 흡사 줄치는 거미처럼 아름답다.
* 미점(米點); 동양화의 산수화(山水畵)에 암석이나, 산봉우리 등을 그릴 때에 찍는 작은 점의 이름. 송대(宋代)에 미 원휘(米元暉) 부자(父子)가 이런 점을 많이 쓴 데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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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의 문우 고양규(高陽圭) 시인은 도봉구 전체의 명소 여덟 군데를 골라, ‘도봉 8경’으로 명명해 자유시로 읊고, 필자는 도봉산에서 경관이 뛰어난 곳, 열 군데를 뽑아 ‘도봉산 10경’이라 이름 붙여 단시조로 노래했다.
* 그도 제1경 ‘자운백설’은 필자와 같이 꼽았으나, 제4경인 ‘문사청류’를 ‘도봉 8경’중 제2경으로 뽑았다.
* 《도봉문학》 제 10호(2012년)
* 《古書硏究》 제 30호(2012년)
* 《서울산악연감》 제5호(2014년) 특집.
* 졸저 『명승보』 정격 단시조 제6집 제21번 ‘도봉산10경’ 시조(152~157면).
* 도봉산 냉골의 봄 계류. 아직 숲괴 식물은 잠잠하다...녹야선원 바로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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