答吳均詩(답오균시)-(三首其二)
-오균에 답하는 시
주흥사(周興嗣/南朝梁)
驚鳧起北海(경부기북해) 놀란 오리는 북해에서 일어나고
儀鳳飛上林(의봉비상림) 봉황은 상림원의 하늘을 나네
騫低不同翼(건저부동익) 낮게 처져 똑같지 않은 날개
歡楚亦殊音(환초역수음) 슬픔과 기쁨의 특이한 소리를 내네
曀曀夕雲起(에에석운기) 음산하고 흐린 날 저녁 구름이 일고
落落曉星沈(락락효성침) 여기저기 흩어진 새벽별이 잠기네
李陵報蘇武(이릉보소무) 이릉이 소무에게 고했지
但令知我心(단령지아심) 다만 내 마음만은 알아달라고
-北海: 고대에 북방의 가장 멀고 외진 곳의 범칭. 발해(渤海)의 별칭. 현재 산동(山東)성 유방(濰坊)시 창락(昌樂)현 남쪽.
- 儀鳳: 봉황(鳳凰)의 별칭. 여기서 儀는 `짝`을 뜻한다.
- 上林: 상림원(上林苑). 장안(長安)의 서쪽에 있던 한(漢)나라의 정원(庭園). 진시황(秦始皇)이 창설하고, 한무제(漢武帝)가 확장, 수리했다. 진기한 새와 짐승, 여러 가지 기이한 화초를 재배했으며, 가을과 겨울에 이곳에서 황제가 사냥을 즐겼다.
- 歡楚: 슬픔과 기쁨(悲喜).
- 殊音: 특수한 가락의 소리(音).
- 曀曀: 음산하고 흐림(陰沈).
- 落落: 여기저기 떨어져 있음. 남과 서로 어울리지 않음.
- 李陵: 서한(西漢) 때의 장군 이광(李廣)의 손자. 나중에 흉노에 투항해 선우(單于)의 딸을 아내로 맞아 우교왕(右校王)으로 봉해졌다.
- 蘇武: 西漢 무제 원년 흉노에 사신으로 갔다가 單于에게 억류당했다. 單于에게 복속할 것을 강요당하였으나 굴하지 않아 北海 부근에 유폐되어 양을 치면서(牧羊) 연명했다. 흉노에게 항복한 지난날의 동료 李陵이 설득하였으나 굽히지 않고 절개를 지켰다. 소제(昭帝)때 흉노와 화친조약을 맺으면서 19년 만에 귀국했다. 이미 머리에 흰서리가 내린 뒤였다. 나중에 선제(宣帝)의 옹립에 가담하여 그 공으로 관내후(關內侯)에 봉해졌다. 漢나라는 흉노와 화친한 뒤 사신을 보내 蘇武를 돌려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單于는 그가 이미 죽었다며 딴청을 부렸다. 사신이 두 번째로 흉노에 도착했을 때 蘇武의 옛 수행원 하나가 사신을 찾아와 蘇武의 처지를 알렸다. 그리고 單于에게 이렇게 말하라고 사신에게 요청했다. "천자께서 상림원에서 사냥을 해 기러기 한 마리를 쏘아 떨어뜨렸습니다. 그런데 그 기러기 다리에 비단서신이 매여 있었지요. 거기에 蘇武가 아직 北海에 살아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사신은 單于를 만나 수행원이 일러준 대로 말하면서 따졌다. 單于는 더 이상 둘러댈 방도를 찾지 못하고 마침내 蘇武를 漢나라로 돌려보냈다. 李陵은 蘇武가 漢나라로 돌아가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면서 연회를 열어 축하해 주었다. 그리고 지난날 자신이 흉노에 투항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이해해 달라면서 눈물로 蘇武와 작별을 고했다. 후세에 두 사람에 대한 훼예포폄(毁譽褒貶)이 엇갈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한편 5000의 군사로 8만의 적을 상대해야 했던 악전고투의 상황을 들어 李陵의 억울함을 적극 간언했던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사마천(司馬遷)이다. 하지만 그의 변론은 무위로 끝나고, 도리어 武帝의 노여움을 사 사형에 처하게 된다. 당시 司馬遷은 상고(上古)로부터 당대(當代)에 이르는 역사를 저술해야 한다는 사명과 포부를 안고 있었다. 고심 끝에 司馬遷은 살아남아 필생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되고, 죽음 대신 남성을 거세당하는 치욕적인 궁형(宮刑)을 감수한다. 중국 역사의 보고(寶庫)로 불리는 ≪사기(史記)≫는 이런 처절한 고뇌와 굴욕을 딛고 탄생한 작품이다.
* 다음블로그 청경우독 해수 경해에서 인용 수정(2021. 9. 17)
* 오대남당 ( 五代南唐 ) 주문구 ( 周文矩 ) 의 < 소리별의도 ( 蘇李別意圖 卷 )> ( 設色絹本 , 33.3×89.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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