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게으르고, 아름다움(풀)은 더디다..
2022. 3. 27(일) 15시경 창포원에 운동하러 나갔다. 어제(토) 오전에 봄비가 꽤나 내려 식물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금년의 봄(화신)은 예년에 비해 10일 정도 늦다. 게다가 오미크론이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고, 정권이 바뀌어 마음 한 구석 어딘 가에 불안감이 존재한다. 그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수양버들은 가볍게 연두색을 드리워 희망을 날려준다.
* 졸작 시조 한 수와 한시 봄 명시를 올린다.
문전양류(門前楊柳) (2020. 3. 28)
한상철
대문 앞 드리워진 다섯 그루 버드나무
도연명 그립거니 봄바람 향기롭고
흥타령 신나는 북창(北窓) 푸른 안개 휘날려
* 2020, 3. 28 지은 시조로 필자는 분실했는데, 다행히 한신섭 동인이 잘 보관해 2022. 3. 28 창포동인 단체 카톡에 올려놓았다. 금년 봄 발간예정인 정격 단시조 제10집 『逍遙』 맨 뒤 ‘번외작’으로 추가했다.
탐춘(探春)
-봄을 찾아서
대익(戴益/宋)
盡日尋春不見春(진일심춘불견춘) : 종일토록 봄 경치 찾아도 봄기운 보지 못해
芒鞋踏遍隴頭雲(망혜답편롱두운) : 짚신 신고 산마루 구름 낀데 까지 갔었지
歸來適過梅花下(귀래적과매화하) : 돌아오다 마침 매화나무 밑 지나는데
春在枝頭已十分(춘재지두이십분) : 봄은 가지 끝에 어느새 와 있는 걸 (번역 한상철)
* 이 시의 핵심은 결구이다. '春在枝頭已十分'을 직역하면 "봄은 가지 끝에 있으니, 이미 충분하다" 이다. 선적(禪的)으로 풀이하면, "찾는 것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다" 라는 뜻이 된다. 즉 "진리는 먼데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는 것이다.
* 사실 이 시 만큼 논란이 많은 시는 없다. 송대 어느 여승이 오도송(悟道頌)으로 지었다고는 하나, 결구(結句)만 빼놓고 문장이 모두 달라, 필자는 일본의 세계적인 석학(碩學)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 선생의, 『중국고전명언사전』(잡서편 1,335 쪽)에 수록된 문장을 그대로 따랐다.
* 바람에 휘날리는 서울창포원 수양버들. 사진 창포동인 단체 카톡 한신섭 제공(2022.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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