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명시 감상

江上聞歌(강상문가)/이안눌(조선)-명시 감상 1,806

한상철 2022. 6. 1. 12:15

江上聞歌(강상문가) 

-강 위에서 노래를 듣고

 

      이안눌/조선

江頭誰唱美人詞(강두수창미인사) 강 머리서 그 누가 사미인곡 부르는가

正是孤舟月落時(정시고주월락시) 외로운 배에 달빛 마저 지려는 바로 이 때

惆悵戀君無限意(추창련군무한의) 슬프다 님 그리는 한없는 그 마음을

世間惟有女郞知(세간유유여랑지) 세상에서 오로지 아가씨만 아는구려

 

正是(정시) : 바로, 한창.

惆悵(추창) : 구슬픈 모양.

女郞(여랑) : 아가씨.

* 이안눌(李安訥 1571~1637); 조선시대 충청도순찰사, 형조판서, 홍문관제학 등을 역임한 문신.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자민(子敏), 호는 동악(東岳). 좌의정 이행(李荇)의 증손이다. 할아버지는 이원정(李元禎)이고, 아버지는 진사 이형(李泂)이며, 어머니는 경주 이씨로 대호군(大護軍) 이양(李崵)의 딸이다. 재종숙부인 사헌부감찰 이필(李泌)에게 입양됐다. 이식(李植)의 종숙(從叔)이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감상; 임진왜란이 끝나고, 뿔뿔이 흩어져 피난 갔던 벗들이 몇 년 만에 다시 만나 용산에 배 띄워 노닐 적에 지은 시다. 남쪽에서 온 기생이,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을 불렀던 모양이다. 깊은 밤 교교한 달빛을 타고, 가사가 물결 위로 울려 퍼진다. “하루도 열 두 때, 한 달도 서른 날, 져근뎟 생각마다 이 시름 잊자하니”의 가락이 마침내, “님이야 날인줄 모르셔도 내 님 좇으려 하노라”로 긴 여운을 끌고 끝났다. 공의 충군애민(忠君愛民)하는 정신을 소인들은 이러쿵저러쿵 헐뜯지만, 여랑(女郎)이여! 그대가 그 마음을 알아 달빛 지는 강물 위에 눈물 솟게 하는구나...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2. 6. 1)